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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가방 안 서류철에는 2004년의 색바랜 탄원서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은 본디 빙상경기장으로 설계됐다. 마루바닥 밑에는 냉매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아시안게임 후 마루를 걷어내고, 새하얀 얼음판이 들어섰다. 인천의 첫 국제 규격 빙상경기장이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 2개 면에, 컬링 경기장도 들어선다.
김인성 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이 '미생의 주인공'이다. 그는 인천 출신이 아니다. 서울 동북고와 경희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회장은 1979년 지도자 생활을 인천에서 시작했다. 1995년에는 생활 터전을 아예 인천으로 옮겼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출신인 두 아들이 인천에서 중-고교를 나왔다. 인천은 제2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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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2006년 지도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 목동아이스링크의 전무로 4년간 재직한 후 200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4년을 더 보냈다. 역대 최장기간 수장을 맡았다. 이유가 있다. 목동아이스링크는 서울시에서 위탁 경영하는 단체 중 가장 모범적인 기관으로 꼽혔다. 흑자 운영으로 주목받았다. 목동아이스링크의 경우 종목별 대관시간에서 아이스하키가 65%로 압도적이다. 아이스하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쇼트트랙, 피겨, 일반·단체 대관 등과 함께 호흡했다.
김 회장은 목동아이스링크의 경영 경험을 백분 활용해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설계 때부터 자문역할을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국제 규격이었다. IH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조건에 맞아야 실사를 받을 수 있고, 국제 대회도 유치할 수 있다"며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 규격에 맞아야 현지 적응 훈련 캠프로 활용할 수 있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시설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빙상장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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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다. 대명 상무의 연고지 이전도 추진 중인 김 회장은 "송도국제학교가 클럽으로 등록하기로 했다. 아이스하키 클럽 4~5개를 만들어서 보급할 계획이다. 한 팀은 엘리트 체육으로 갈 수 있는 진학반을 만들어 볼 심산이다. 또 활성화되고 있는 독립리그의 인천 출신 팀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라며 웃었다.
김 회장은 팀 창단에 일가견이 있다. 인천 지역의 학원 아이스하키팀은 죄다 그의 손을 거쳤다. 서울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무려 8개팀이나 창단했다. 그 노하우를 다시 살릴 계획이다.
"인천은 국제도시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동계스포츠 국제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시민들도 타지에 가서 동냥을 안해도 많은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 편중된 동계스포츠 분포도가 상당히 넓어질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인 개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김 회장의 눈물 열정은 인천의 동계스포츠 지도를 바꿔놓았다. 그리고 제2의 비상을 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인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