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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회장의 눈물 열정, 인천에 뜨는 첫 '완생 빙상장'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1-12 16:30 | 최종수정 2015-01-13 05:12


인천아이스하키협회 김인성 회장.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2/

그의 손가방 안 서류철에는 2004년의 색바랜 탄원서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11년 전 당시 한국가스공사와 산업자원부에 낸 탄원서였다. 고개를 넘었지만 고비도 많았다. 더딘 사업 진행에 '피켓 시위'도 벌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2004년의 바람이 환희로 탈바꿈한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상에 나온 선학핸드볼경기장이 15일 선학국제빙상경기장으로 변신한다. 미생에서 출발한 그의 꿈이 드디어 완생이 된다. "처음 땅을 파는 곳을 보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맥박수가 빨라지면서 머리가 멍해졌다. 드디어 숙원사업이 이루어지는구나…."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했다.

핸드볼경기장은 본디 빙상경기장으로 설계됐다. 마루바닥 밑에는 냉매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아시안게임 후 마루를 걷어내고, 새하얀 얼음판이 들어섰다. 인천의 첫 국제 규격 빙상경기장이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 2개 면에, 컬링 경기장도 들어선다.

김인성 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이 '미생의 주인공'이다. 그는 인천 출신이 아니다. 서울 동북고와 경희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회장은 1979년 지도자 생활을 인천에서 시작했다. 1995년에는 생활 터전을 아예 인천으로 옮겼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출신인 두 아들이 인천에서 중-고교를 나왔다. 인천은 제2의 고향이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인천아이스하키협회 실무부회장 시절 구상한 작품이다. "인천의 동계스포츠는 낙후돼 있다. 서울과 인접해 시설이 없었다. 꿈나무들이 모두 서울로 떠났다.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빙상장이 필요했다."


인천아이스하키협회 김인성 회장이 인천선학국제빙상장의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2/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2012년 첫 삽을 떴고, 김 회장은 그 해 12월 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에 취임했다. 서울 목동아이스링크가 연결고리가 됐다.

김 회장은 2006년 지도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 목동아이스링크의 전무로 4년간 재직한 후 200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4년을 더 보냈다. 역대 최장기간 수장을 맡았다. 이유가 있다. 목동아이스링크는 서울시에서 위탁 경영하는 단체 중 가장 모범적인 기관으로 꼽혔다. 흑자 운영으로 주목받았다. 목동아이스링크의 경우 종목별 대관시간에서 아이스하키가 65%로 압도적이다. 아이스하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쇼트트랙, 피겨, 일반·단체 대관 등과 함께 호흡했다.


김 회장은 목동아이스링크의 경영 경험을 백분 활용해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설계 때부터 자문역할을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국제 규격이었다. IH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조건에 맞아야 실사를 받을 수 있고, 국제 대회도 유치할 수 있다"며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 규격에 맞아야 현지 적응 훈련 캠프로 활용할 수 있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시설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빙상장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아이스하키협회 김인성 회장 인터뷰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2/
이제 첫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김 회장은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결국 단체 종목인 아이스하키가 열쇠를 쥐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연세대 아이스하키팀의 인천 연고 이전을 주도했다. "두 아들이 연세대 출신이다. 연세대 감독과 코치와는 40년 지기 선후배 사이다. 여기에다 연세대는 송도캠퍼스가 있다. 목동아이스링크는 이미 포화상태다. 인천이 방과 후 운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을 조건을 구축하고 있다.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합의를 했다."

첫 단추다. 대명 상무의 연고지 이전도 추진 중인 김 회장은 "송도국제학교가 클럽으로 등록하기로 했다. 아이스하키 클럽 4~5개를 만들어서 보급할 계획이다. 한 팀은 엘리트 체육으로 갈 수 있는 진학반을 만들어 볼 심산이다. 또 활성화되고 있는 독립리그의 인천 출신 팀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라며 웃었다.

김 회장은 팀 창단에 일가견이 있다. 인천 지역의 학원 아이스하키팀은 죄다 그의 손을 거쳤다. 서울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무려 8개팀이나 창단했다. 그 노하우를 다시 살릴 계획이다.

"인천은 국제도시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동계스포츠 국제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시민들도 타지에 가서 동냥을 안해도 많은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 편중된 동계스포츠 분포도가 상당히 넓어질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인 개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김 회장의 눈물 열정은 인천의 동계스포츠 지도를 바꿔놓았다. 그리고 제2의 비상을 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인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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