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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선배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듣던 중-고등학교 학생 선수들은 한 명의 패널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리듬체조 샛별' 이나경(16·세종고)은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나경은 'K리그 현역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 '빙상 레전드' 이규혁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도 똘망똘망한 눈빛과 어투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해 찬사를 받았다.
16세의 나이에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팀경기 은메달에 힘을 보탠 이나경은 신수지, 손연재에 이어 한국 리듬체조의 계보를 이을 기대주다. 지난 10월 제주전국체전에서도 천송이, 김한솔 등 라이벌 동료들을 제치고 고등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나경의 꿈은 '리듬체조 선수' 이후를 향해 있다.
'공주 이야기'로 시작해 '논어'까지 독파하면서 역사, 사회, 문화 전반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 좌우명도 '역경'의 한 구절인 낙천지명고불우(樂天知命故不憂)다. 이날 좌장으로 토론을 이끈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세종대 교수)은 "좌우명이 어른들도 잘 모르는 '낙천지명고불우'라고 들었다. 여기 모인 학생선수 친구들에게 뜻을 설명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날 포럼에서 이나경은 또하나의 꿈이 생겼다. 이날 포럼 연사로 나선 서울대 체육학과에 재학중인 '수영선수' 양준혁(20), '덕수고 출신 서울대 투수' 이정호 오빠(20)와 금세 친해졌다. 한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 "2년 후 우리 후배로 들어오라. 기다리겠다"는 오빠들의 '스카우트' 제의에 똘망똘망한 요정 이나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