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는 후반기로 접어든 인천아시안게임, 최고의 흥행카드다. 대회 첫날인 1일 팀경기 및 개인종합 예선전이 열리는 인천 남동체육관엔 대회 시작 수시간전부터 구름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들었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속에 아시안게임 내내 에이스들을 괴롭혔던 '안방 부담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사격영웅' 진종오, '수영영웅' 박태환, '체조영웅' 양학선 '배드민턴 영웅' 이용대 등 강심장으로 소문난 이들이 안방 팬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손연재의 근성은 지난 4년간 한번도 멈추지 않은 '멘탈 트레이닝'의 결과물이다. 손연재에겐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지난 4년간 손발을 맞춰온 전문가 풀이 있다. 이중 광저우 이후 4년 넘게 손연재의 정신력을 강하게 버티게 해준 조수경 스포츠심리학 박사는 손연재의 가장 든든한 멘토이자 후원자다.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고단한 훈련을 이어가면서도 영상통화, 문자, 전화로 마음 다스리는 법을 공부했다. 지난 28일, 터키 이즈미르세계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온 손연재가 인천아시아드선수촌 입촌 직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 역시 '멘탈 트레이닝'이었다.
손연재는 올시즌 최고의 목표를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설정했다. 조 박사는 "가장 먼저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분위기, 컨디션을 다 종합해 계획을 세운다. 목표를 실천하고 만족스럽게 이행하는 것이 선수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연재는 광저우 이후 단 한번도 이 미션을 놓친 적이 없다. 그래서 정말 기특하다. 목표로 정한 부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칭찬했다. 안방 부담감을 이야기하자 조 박사는 "'안방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만들어낸 단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어떤 대회이든 환경에 따르는 중압감이 있다. 종류는 달라도 양은 같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각각의 환경에서 압박감은 늘 도사리고 있다. 종류가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처음이라서 힘들었다. 2년전 처음 나선 런던올림픽은 중압감이 없었나, 매년 나서는 월드컵은 늘 메달 부담감이 있었다. 늘 해온 것처럼 종류가 다른 중압감에 대한 준비를 하면된다"고 했다. "연재와 늘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계획을 세우는 것은 지난 4년간 함께해 온 습관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심플하게 계획을 짰다. 그 안에 부담감을 떨치는 부분도 들어있다"고 했다.
손연재는 2일 오후 6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또 하나의 역사, 아시안게임 최초의 리듬체조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