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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밍구."
사실상 기적에 가까웠다. 한국 MTB 환경은 척박하다. 남자의 경우 전국체전에 나오는 선수는 22명 정도다. 이 가운데 실업팀에서 급여를 받는 선수는 5명 정도다. 기존 사이클 트랙과 도로팀에 곁다리로 끼여있는 형태다. 훈련도 트랙 혹은 도로팀과 함께 한다. 대부분이 월 100만원 정도를 받는다. 그나마 아시안게임에 나선 권순우와 유범진은 사정이 낫다. 한국 MTB의 에이스로 조금 더 많은 돈을 받는다. 물론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동호회 출신 선수들이다. 유범진 역시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운동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우연히 접한 MTB에 매료되어 선수의 길을 걸었다. 권순우는 핀수영을 하다 고등학교 때 MTB로 전향했다. 동호회 활동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지도자들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MTB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한열 코치(33·경기도사이클연맹)의 주업은 대학원생이다. 경기도사이클연맹에서 주는 월 40만~5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선수들을 가르친다. 열정이 없다면 하기 힘든 일이다. 그나마 이번 아시안게임의 경우에는 좀 나았다.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한사이클연맹이 처음으로 합숙훈련을 지원했다. 그 결과가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순위였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권순우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4.6㎞ 구간을 6바퀴 도는 경기에서 권순우는 줄곧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하지만 3바퀴째에서 앞바퀴 펑크 때문에 순위가 밀렸다. 권순우는 "정말 열심히 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큰 무대를 향해 노력해 아시아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유범진은 "1년 동안 합숙훈련 등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실력을 유지한다면 다음번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지원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 MTB의 경우 출발 위치도 각국이 가지고 있는 국제사이클연맹(UCII) 포인트에 따라 다르다. 우리 선수들은 1년에 1번 정도 국제 대회에 나가는 실정이다. UCI포인트가 낮아 항상 뒤에서 출발한다. 이 문제만 해결되어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