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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 레이스'박태환의 엄살"저 힘들어보이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7-18 19:55



"저, 힘들어보이죠?"

사흘 연속 괴력의 레이스를 선보인 박태환(25·인천시청)이 18일 오후 자유형 400m 직후 싱긋 웃으며 말했다. 3일 연속 4경기에 나서, 한국신기록 1개, 대회신기록 2개를 작성하며 총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400m 마지막 50m 구간을 26초01로 끊은 이 선수에게 '힘들다'는 말은 '엄살'로 들렸다.

박태환은 18일 오후 4시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2014년 MBC배 전국수영대회 겸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경영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4초75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이현승이 4년전인 2010년 국군체육부대 시절 세운 종전 최고기록 3분55초75를 11초나 앞당기며 새로운 대회신기록을 썼다.

16일 남자자유형 200m에서 올시즌 세계최고기록, 17일 개인혼영 200m 한국신기록, 남자계영 800m 1위 등 연일 기록행진을 펼쳤던 박태환은 자유형 400m, 44초대 기록에 대해 "예상보다 잘 마무리했다. 전반 100m 후반 100m는 좋았는데, 중반 200m 이후 페이스가 처져서 아쉬운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잘 나왔다. 좋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예상했던 45초대 기록보다 빨랐다. 빡빡한 일정속에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한 기록이었다. "아시안게임도 선발전 일정과 똑같이 짜여질것이다. 대회 이틀전 한국에 왔고, 날씨도 덥고, 조정훈련도하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도가 있다. 아시안게임때는 날씨도 좋아질 것이고, 체력도 최종적으로 맞춰진 상태에서 뛸 것이기 때문에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한국최고기록이자 자신의 최고기록인 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 5월 중국대표선발전에서 쑨양이 기록한 올시즌 최고기록 3분45초12를 넘어선 올시즌 세계5위 기록이다. 올시즌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지난 2월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3분43초96로, 올시즌 세계랭킹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작 박태환은 올시즌 세계랭킹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도, 다른 선수들도, 몸상태가 100% 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기고 지고보다 내가 하던대로 꾸준히 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60여일 남겨둔 시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현재 상태, 현재 기록보다는 아시안게임의 베스트컨디션, 베스트기록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현재 체력은 80% 정도 올라왔지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은 60일은 짧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 50~60%라 해도 아시안게임 때 100~120%를 발휘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의 배려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런던올림픽 실격 파문 이후 포상금 지급 문제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연맹과 박태환은 그간의 오해와 갈등을 풀었다. 세계최고의 프리스타일러 박태환과 한국 수영계의 미래, 대의를 위해 합심했다. 전국 초중고, 대학, 일반부 수영선수 13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의 가장 큰 고민은 경기 전후 몸을 풀 훈련 장소였다. 수영선수들에게 경기전후 웜업과 쿨다운은 컨디션 조절에 절대적이다. 연맹을 다이빙풀을 개방했다. 박태환은 "경기 전후 훈련을 어디서 해야할지 고민이 컸다. 수영연맹 전무님 이하 관계자분들이 적극 도와주셨다. 원래 개방하지 않는 다이빙풀 2곳을 열어 페이스 조절을 도와주셨다. 그런 배려 덕분에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었던 것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3연속, 3관왕에 대한 질문에는 초연했다. "3연패에 대한 생각은 최대한 안하려고 한다. 좋은 기록을 낸다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금메달을 몇개 딸지 대회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이슈가 될 것이다. 올림픽때도 개인적으로 부담이 됐었고 지금도 조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되도록 그런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경기 좋은 기록을 내는 것, 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큰목표다. 그러다보면 내갸 좋아하는 메달색은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전담팀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는 이유다.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준비를 잘하면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26일, 활짝 웃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 선생님들과 저는 그렇게 믿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김천=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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