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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의 또 다른 동의어는 강심장이다. 중요한 국제대회마다 당당한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번 아이스쇼는 김연아가 국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제2의 삶을 축하받는 은퇴식이었다. 김연아의 마지막에 수 많은 팬들이 함께 했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이 펼쳐진 체조경기장 주변은 팬들로 가득했다. 김연아 측은 세월호 사고로 많은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이스쇼 연기를 검토했으나,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 전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연아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주제가 '렛 잇 고(Let It Go)'와 함께 아이스쇼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엘사'처럼 푸른빛의 드레스를 입고 춤추며 관객들을 '겨울 왕국'으로 인도했다. 1부 마지막 순서에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이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로 무결점 연기를 선보여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3회전 연속 점프는 없었지만, 완벽한 점프와 특유의 우아한 감성은 여전했다.
김연아는 다른 출연진과 함께 꾸민 피날레 공연에서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김연아는 공연을 마친 뒤 직접 마이크를 들고 링크에서 깊은 감회가 담긴 표정으로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다. 그동안 보내준 많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했다. 김연아는 이제 진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IOC 선수위원, 평창올림픽 준비 등에 대한 주변의 얘기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진짜 쉬고 싶다. 시간이 있는만큼 충분히 생각하고 미래에 대해 결정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아이스쇼의 주제는 '아디오스, 그라시아스(안녕, 고마워)'다. 팬들을 향한 고마움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수많은 감동과 환희를 우리에게 안겨준 그녀에게 이말을 돌려주고 싶다. '아디오스, 그라시아스, 퀸 연아!'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