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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이상화 감격 포옹 크로켓 코치 "와, 힘들어"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03:02


12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2차시기 경기가 열렸다.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케빈 코치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1.

이상화(25·서울시청)가 12일(이하 한국시각)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가장 먼저 감격 포옹을 한 주인공은 벽안의 이방인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대표팀을 지휘한 케빈 크로켓 코치(40·캐나다)다. 1998년 캐나다 대표로 나가노올림픽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그는 중국대표팀 코치로 6년간 활동하다 2012년 9월 말을 갈아탔다.

잠시 주춤하던 이상화를 부활시켰다. 케빈 코치가 팀을 이끈 후 이상화는 클래스가 달라졌다. 세계신기록을 4차례나 달성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올림픽 2연패의 시발점이었다. 이상화는 크로케 코치에 대해 "나에 대한 단점을 잘 알고 있으신 만큼 그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조언을 많이 해 준다. 항상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심리적인 면에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많이 일으켜세워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소치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맥을 캔 이날도 든든한 후원군이었다. 그는 "오늘 시합 전에 안 좋은 것 같았는데 코치님이 좋다고 해주셨다.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줬다. 많이 힘이 됐다"며 기뻐했다.

크로켓 코치는 서툰 한국말로 "와, 힘들어. 코리아 파이팅"이라며 밝게 웃은 후 취재진 앞에 섰다. 올림픽 2연패 마법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상화가 긴장한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넌 세계 최고다. 즐기라'고만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걱정은 있었다. 상대가 문제였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미국의 브리트니 보와 함께 마지막 조인 18조에서 출발한다. 보는 이상화의 호적수가 아니었다. 올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8위에 오른 선수다. 크로켓 코치는 "이상화가 1차 레이스에서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와 같은 조에 들어가 스스로 레이스를 풀어나가야 했다. 다행히 '최고의 레이서'인 상화가 잘 이겨냈다"며 칭찬했다.

이상화는 이날 1차 레이스에서 37초42, 2차 레이스에서 37초28을 기록한 이상화는 합계 74초70의 올림픽신기록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크로켓 코치는 "신체는 모든 선수들 강하다. 이상화는 정신력이 특히 좋은 선수다. 1차 레이스를 잘 풀어나가고서는 마음이 편해져 2차 레이스에서 왕베이싱과 달릴 때는 환상적이었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모태범에 이어 이상화마저 금메달을 못 땄다면 굉장히 실망했을 것이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며 웃었다.

크로켓 코치는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 도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이상화의 계획을 잘 모르겠지만, 평창올림픽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상화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그렇게 나이도 많지 않다. 2018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의 관심은 이제 12일 밤 열리는 모태범의 1000m다. 크로켓 코치는 "모태범이 TV로 이상화의 우승 장면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우린 하나의 팀이다. 내일 기대해달라"고 했다. 13일 이상화의 1000m를 두고는 "1000m는 이상화가 특화된 종목은 아니기에 '보너스 경기'다. 초반 200m를 잘 풀어나가면서 좋은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크로케 코치도 행복한 밤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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