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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한국 男쇼트트랙, 불운에 울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2-10 21:57


10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에서 한국 이한빈이 신다운과 충돌한 후 넘어지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0.

'이럴수가….' 쇼트트랙의 재앙이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첫 경기였던 1500m에서 불운 끝에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에 이한빈(26·성남시청)과 박세영(22·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이 출전했다. 예선은 무난했다. 하지만 준결선에서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준결선 1조에 나선 박세영은 마지막 순간을 넘지 못했다. 빅토르 안(29·한국명:안현수)과 접전을 펼쳤다. 3바퀴를 남기고 안현수는 2위로 올라섰다. 박세영도 스퍼트를 올리면서 3위로 치고 올라왔다. 각 조 2위까지 결승행 티켓이 주어지는 터라 박세영은 안현수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2바퀴를 남기고 균형을 잃으면서 3위(2분16초24)로 들어와 결승행이 좌절됐다.

준결선 2조는 더 큰 불운에 울었다. 이한빈과 신다운이 동시 출전했다. 6바퀴 반을 남기고 신다운이 1위, 이한빈이 2위로 나섰다. 이 페이스만 유지하면 둘의 동반 결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적어도 이 때까지는 그런 꿈을 희망을 가질 만 했다. 하지만 3바퀴 반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선두를 달리던 신다운이 코너를 돌다 갑자기 넘어졌다. 얼음이 패인 곳에 스케이트가 걸렸다. 뒤 따르던 이한빈도 피해를 봤다. 넘어지는 신다운의 팔에 스케이트가 걸렸다. 이한빈도 넘어지며 꼴찌로 처졌다. 결국 신다운은 6명 가운데 5위, 이한빈은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1조에서 박세영이 3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한 상황. 이대로 끝난다면 한국 선수가 단 한명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최악의 레이스를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희망을 건졌다. 심판진들은 이한빈의 결선 진출을 선언했다. 쇼트트랙에만 있는 '어드밴스(advance) 규정' 덕택이었다. 쇼트트랙은 어느 정도 몸싸움을 허용하는 종목이다. 그러다보니 피해를 보는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1~2위를 달리던 선수도 충돌 한번에 꼴찌로 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어드밴스' 규정을 만들었다.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의 명백한 잘못으로 피해를 봤을 때 심판진의 권한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킬 수 있다. 어드밴스가 적용되면 넘어졌던 선수, 기록이 나빠 탈락한 선수도 다음 라운드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만 조건이 있다. 피해를 입은 순간 순위 안에 들어있어야 한다. 이한빈이 구제를 받은 것은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한빈은 결선에 나섰지만 다른 선수들의 집중 견제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졌다. 3바퀴를 남기고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지구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6위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안현수도 동메달에 머물렀다. 안현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중국의 한티안유(18)와 경쟁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2분15초062로 한티안유에게 0.007차이로 뒤진 3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찰스 해믈링(30)이 2분14초985로 우승을 차지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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