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수가….' 쇼트트랙의 재앙이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첫 경기였던 1500m에서 불운 끝에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희망을 건졌다. 심판진들은 이한빈의 결선 진출을 선언했다. 쇼트트랙에만 있는 '어드밴스(advance) 규정' 덕택이었다. 쇼트트랙은 어느 정도 몸싸움을 허용하는 종목이다. 그러다보니 피해를 보는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1~2위를 달리던 선수도 충돌 한번에 꼴찌로 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어드밴스' 규정을 만들었다.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의 명백한 잘못으로 피해를 봤을 때 심판진의 권한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킬 수 있다. 어드밴스가 적용되면 넘어졌던 선수, 기록이 나빠 탈락한 선수도 다음 라운드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만 조건이 있다. 피해를 입은 순간 순위 안에 들어있어야 한다. 이한빈이 구제를 받은 것은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한빈은 결선에 나섰지만 다른 선수들의 집중 견제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졌다. 3바퀴를 남기고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지구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6위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안현수도 동메달에 머물렀다. 안현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중국의 한티안유(18)와 경쟁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2분15초062로 한티안유에게 0.007차이로 뒤진 3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찰스 해믈링(30)이 2분14초985로 우승을 차지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