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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소치 누비는 '빙속 남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2-12 07:50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다. 한 명만 출전해도 대단한데 우월한 유전자를 앞세워 올림픽에 나서는 남매가 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함께 출전하는 박승주(23·단국대)-박승희(21·화성시청)-박세영(20·단국대) 삼남매와 노선영(24·강원도청)-노진규(21·한국체대) 남매가 주인공이다.

11일(한국시각)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발표한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출전 선수 명단에 박승주와 노선영이 포함되며 두 가문이 경사를 맞았다.

'박씨 가문'에서는 무려 3명이나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선다. 삼남매가 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한국 스포츠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간판은 박승희다. 박승희는 지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여자 1000m와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에이스 심석희(세화여고)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밴쿠버에서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한을 풀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소치 도전기에는 박세영이 함께 한다. 박세영은 남자 쇼트트랙 대표다. 그는 500m의 기대주로 꼽힌다. 집보다 선수촌에서 더 자주보는 남매다. 특별히 서로 신경쓰지는 않는다고 했다. 박승희는 "둘 다 올림픽에 대해서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박세영은 "누나랑 운동할때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서로에게 가장 힘이 되는 지원군임에는 틀림없다. 박승희는 "내가 (밴쿠버 올림픽에) 한 번 갔다왔던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다"라고 했고, 박세영은 "경기 외에는 궁금한 것 있을 때 누나와 대화를 하는 편이다"고 털어놓았다. '첫째' 박승주가 화룡정점을 찍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출전권을 확보하며 삼남매의 올림픽 출전을 가능케 했다. 박승희는 "셋이 함께 올림픽에 가는 것만으로도 좋다. 부모님도 많이 좋아하신다. 언니가 대표팀에 선발된 후 방에서 만나서 축하한다고 했다. 이왕 같이 가는거 잘하자고 했다. 동생 걱정도 많이 하고 있는데, 이제 다 컸고 열심히 하고 있는만큼 큰 걱정은 없다"며 웃었다.

'노씨 집안'에도 경사가 났다. 노진규와 노선영 남매가 함께 소치를 누빈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에 빛나는 노진규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이다. 최근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인만큼 남자 대표팀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로운 싸움을 펼치던 노진규에게 천군만마가 생겼다. 누나 노선영이 소치길에 합류했다. 노선영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와 3000m 출전권을 따냈다. 여기에 여자 팀추월까지 세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노선영은 오랫동안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를 지켰다. 살갑게 서로를 챙기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위안과 자극을 주고 받는 남매다.

다섯 명의 남매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함께여서 더 무서운 그들의 도전기를 지켜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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