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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식이가 코리아오픈은 '서효원오픈'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7일 오전 4강전 상대는 16강에서 석하정을 4대3, '아이짱' 후쿠하라 아이(세계 12위)를 4대2로 꺾고 올라온 리호칭(홍콩, 세계 58위)이었다. 서효원의 강력한 고공서브와 수비 틈틈이 날리는 예측불허 드라이브에 리호칭은 손을 대지 못했다. 서효원은 리호칭을 4대2(7-11,11-5,13-11,9-11,11-8,11-8)로 눌렀다. 생애 첫 결승행의 감격을 누렸다. 서효원의 오픈 대회 최고성적은 2011년 독일오픈 4강이다. 공교롭게도 결승전 상대가 이시카와다. 2년전 코리아오픈 스타덤을 선물해준 그녀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월드팀컵 클래식 일본과의 8강전 2단식에서 서효원은 이시카와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뭘하고 나왔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고 할만큼 긴장했다. 주전으로 출전해 2단식을 모두 졌다. 한국은 세트스토어 2대3으로 패했다. 지난 3월 그토록 꿈꾸던 태극마크를 처음 가슴에 단 서효원의 첫 시련이었다.
첫 국가대표 데뷔전을 정신없이 치른 후 낙담한 서효원에게 스승과 동료들은 질책보다 위로를 건넸다. "괜찮다. 이런 긴장감이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 부족한 점은 고치면 된다"고 따뜻하게 격려했다.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 이를 악물었다. "국내 팬들 앞에서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살아남기로, 끝까지 독하게 버텨내기"로 작정했다. 패배의 쓴 경험이 보약이 됐다. 작전은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나비처럼 깎아내리다 벌처럼 쏘아대는 '공격형 수비수'의 당찬 플레이에 각국 에이스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그녀에게 스타덤을 선물한 코리아오픈은 이번엔 '힐링매치'가 됐다. 유일하게 단식 결승무대에 오르며 한국 여자탁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펑톈웨이 등 톱랭커들을 꺾으며 5월 생애 최고 랭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수비수 김경아-박미영의 뒤를 이을 공수겸용 '트랜스포머 수비수' 서효원의 희망찬 반란이 시작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