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3)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자신의 성과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불모지 한국 피겨계를 이끌어온 것처럼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의 국가에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3~10위에 들면 2장, 11~24위에 오른 선수의 국가에는 1장만 준다. 김연아는 15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 치러진 2013년 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목표는 소치올림픽 출전권 2장 이상을 따내는 것이다. 밴쿠버올림픽에서도 나와 후배가 같이 나갔는데 이번에도 후배들에게 올림픽이라는 것을 잘 하든 못하든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녀는 "올림픽 이 후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허했고 허탈했다. 그러나 이제는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즐겁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이전보다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래서 일까. 김연아는 이전 대회들보다 긴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대회에 임했다. 심판판정은 다소 박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으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연습한 걸 다 보여주자는 게 목표다. 나도 사람이다보니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걸 빼고는 조금더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