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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올시즌 첫 대회인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부터 새시즌 준비에 들어간 동료들에 비해 시작이 늦었다. 러시아 전지훈련 일정 역시 발가락 부상 재활을 위해 2주 정도 미뤘다. 1월27일 러시아 출국 후 훈련 한달만에 나선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다. 올시즌부터 기존의 30점 만점(난도 D 예술 A 실시E 점수 각 10점)에서 종합난도(C, Composition) 10점, 실시(E, Execution) 10점을 합한 20점 만점제로 바뀌었다. 종합난도는 기존의 신체난도(D)에 댄스스텝 컴비네이션, 회전 및 던지기의 다이내믹한 요소, 숙련도를 모두 합한 개념이다. 올시즌 바뀐 룰의 적용을 받는 첫 대회에서 손연재는 4종목 모두 15점대를 기록했다. 4종목 가운데 리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블랙 레오타드 차림에 하늘색 리본을 들고 백조의 호수 '흑조'로 변신했다. 가장 큰 박수가 쏟아졌다. 후프 볼 곤봉 등 3종목에선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수차례 범했다. 볼 곤봉 마무리에선 다소 조급한 모습도 엿보였다. 한달새 4종목을 완벽하게 몸에 익히기란 불가능했다. 향후 대회 출전과 훈련을 이어가면서 숙련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에이스의 점수인 16~17점대에 진입하는 것이 향후 과제다.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자극제 삼을 기회가 됐다.
한편 이번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눈에 띄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가 잠정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은메달리스트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 역시 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불참했다. 이들의 자리를 '러시아 10대 신성'들이 보란듯이 메웠다. 세계 리듬체조계의 대모인 이리나 비너르 러시아체조협회장은 대회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드미트리예바의 은퇴 가능성을 언급하며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마르가리타 마문(18),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18), 안나 트루브니코바(17), 마리아 티토바(16), 엘리자베타 나자렌코바(18), 다리아 스바트코브스카야(17) 등 1995~1997년생으로 구성된 6명의 러시아 에이스가 스타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세계 리듬체조 에이스 구도를 점쳐볼 첫 대회에서 '신예' 마문이 개인종합 점수 70.932점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비너르 회장이 이미 "제2의 카나예바"로 점찍은 차세대 에이스답게 전종목에서 17점대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2위는 불가리아의 백전노장 실비아 미테바(68.200점), 3위는 다리아 스바트코브스카야(러시아, 67.949점)가 차지했다. 스바트코브스카야는 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옥사나 스칼디나 러시아 코치의 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