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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인데 왜 자국 기업의 후원이 없죠?"
WTF의 재정자립도는 취약한 편이다. 한해 50억~60억원 정도 쓰는 WTF의 예산에는 IOC지원금이 대부분이다. 마케팅 수입 증대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이를 충당할 수 있는 것이 스폰서다. WTF는 2005년부터 4년 동안 삼성과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홍보효과를 거두지 못하며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2008년부터는 호주에 기반을 둔 금융기업인 한국맥쿼리그룹과 후원 계약을 이어갔지만, 계약은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
태권도가 올림픽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롱런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이번 올림픽 잔류 과정에서도 예산 부족으로 힘든 싸움을 펼쳐야 했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는 IOC의 헌장에 위배된다. 라이벌 종목들의 공격도 피할 수 없다. 스폰서는 합법적인 로비를 할 수 있는 루트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권도 잔류는 기적이었다. WTF는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유도 뿐만 아니라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시범단만 보내도 몇천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호구 등 장비점검과 연구에도 돈이 든다. 스폰서 계약이 절실한 이유다.
지원은 종주국의 자존심을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물론 태권도의 홍보효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의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효과는 그 이후에 따져도 충분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