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세계 정상에 다시 한번 우뚝 섰다.
볼트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이저대회 3개 대회 연속 단거리 3관왕을 목표로 세웠으나 예상치 못한 실격으로 100m 왕좌를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23·자메이카)에게 내줬다. 그러나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선천적인 척추 측만에 의한 다리 근육통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고, 방심한 사이 야금야금 치고 올라온 경쟁자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지만 볼트는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마침내 결승에서 호적수들과 나란히 5~7번 레인에 선 볼트는 스타트에 대한 부담을 떨쳤다는 듯 큰 위기 없이 스타팅블록을 치고 나갔고 이후 레이스를 주도하면서 여유 있게 올림픽 2연패를 이뤄냈다.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볼트는 41걸음(스트라이드)을 기록했다.
이는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울 당시 40걸음에는 약간 못 미쳤으나 베이징올림픽 때와 맞먹는 보폭을 보이면서 컨디션도 전성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100m를 석권한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에서 이 종목을 2회 연속 우승하면서 볼트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아성을 더 굳건히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