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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조호성, 한국 사이클에 사상 첫 메달 선물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8-03 00:43 | 최종수정 2012-08-03 09:39


조호성. 스포츠조선DB

한국 사이클이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한국은 아시아권에서는 정상급의 실력을 과시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40㎞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한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대표팀은 기대주들을 스위스 세계사이클센터(WCC)에 보내 훈련시키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한국 사이클의 간판' 조호성(38·서울시청)의 마지막 투혼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조호성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사이클 선수였다. 1990년대부터 아시아권에서 적수가 없었다. 1999년 월드컵 시리즈 포인트레이스에서 한국인으로 최초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번번히 무너졌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각각 7위와 4위에 그쳤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동메달과 불과 1점차 4위였다. 그는 2004년 아테네로 가는 대신 경륜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경륜 상금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경륜선수로 활약하다가 2009년 다시 아마추어 사이클로 복귀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4㎞ 단체추발 금메달을 따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조호성이 런던올림픽서 출전하는 종목은 옴니엄이다. 주 종목이었던 포인트레이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제외됨에 따라 새로 도입된 옴니엄의 한국 남자 대표주자로 나선다. 옴니엄은 포인트레이스와 개인추발, 스크래치 등 6개의 세부 종목을 치르고 나서 각 종목의 순위를 점수화해 합산한 성적으로 최종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한국과 세계 기록 간의 차이가 커 세부 종목 한 개로 이뤄진 경기에선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옴니엄은 여러 종목이 섞여 있어, 단거리와 중장거리 종목에서 골고루 실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에게 적합하다. 조호성은 순위를 따지는 제외경기, 스크래치, 포인트레이스가 원래 주 종목인데다, 경륜에서 활약한 경력 덕분에 기록경기 성적도 좋은 편이다. 조호성이 옴니엄에 특화된 선수라는 평을 듣는 이유다. 여기에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사이클의 국제화를 위해 5개 대륙별로 출전권을 주는 쿼터제가 도입돼 사이클 변방국들이 선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텃세가 심한 유럽선수도 8명으로 제한돼 유럽선수들끼리 경기 중 서로 도움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부담을 덜었다.

컨디션은 어느때보다 좋다. 조호성은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월드컵 파이널라운드 옴니엄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올림픽 사이클 경기가 치러지는 벨로드롬에서 열린 이 대회는 전세계 남자 옴니엄 종목 최강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프레올림픽 성격이었다. 조호성의 2위 입상은 같한 의미를 갖는다. 조호성이 라이벌로 꼽는 글렌 오셰아(호주)와 후안 에스테반 아랑고(콜롬비아) 등을 넘는다면 사상 첫 메달의 꿈은 런던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호성의 경기는 4~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벨로드롬에서 펼쳐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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