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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대진, '양'이 결정?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4-06 18:01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대진은 '양'이 결정한다?

5일(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외곽의 론 파인 코알라 생크추어리. 한 마리 양치기 개가 양을 힘차게 몰고 간다. 네 마리 양들은 한데 모여서 초원을 뛰어다니다가 일정 시간이 되자 목표한 지점에 나란히 섰다. 가장 먼저 목표지점에 들어온 양은 얼굴에 초록색 표식을 하고 있었다. 조민혁(25·국군체육부대)이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Ⅰ그룹 2회전 호주와의 원정 경기(4단1복식·하드코트) 첫 단식 주자로 뽑히는 순간이었다. 이날 대진 추첨은 '양몰이'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돼 양 팀 선수들 모두 흥미롭게 지켜봤다.

조민혁이 상대할 선수는 세계 36위 버나드 토미치. 토미치는 지난해 윔블던 8강에 오르는 등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성'이다. 조민혁은 "세계 순위가 의식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군인 정신을 살려서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2단식은 한국팀의 에이스 정석영(19·건국대·729위)으로 결정됐다. 정석영은 맷 에브던(78위)과 맞대결을 벌인다. 그는 7일 열릴 복식경기에서도 설재민(22·산업은행·복식·1173위)과 짝을 이뤄 마린코 마토셰비치(122위)-크리스 구초네(382위) 조와 충돌한다. 정석영은 "상대 선수들이 세계 순위가 높아서 부담없이 경기할 수 있을 것도 같다"면서도 "한번 이겨보고는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복식경기는 경기시작 1시간 전까지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8일 벌어질 3, 4단식도 마찬가지다.

윤용일 감독은 "내심 (정)석영이가 1단식에 나갈 수 있기를 바랐는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조)민혁이가 먼저 나간다고 해서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민혁이가 지더라도 좋은 내용으로 경기를 펼치면 석영이도 자신감을 얻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팻 라프터 호주 대표팀 감독은 "대진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1위 레이튼 휴이트가 빠져 호주 대표 팀 에이스 역할을 하는 토미치는 "대진 추첨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컨디션이 정말 좋다. 첫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과 호주는 1972년 서울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동부지역 A그룹 준결승전에서 한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0대5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승리한 팀은 9월 열리는 월드그룹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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