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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용인시청 핸드볼팀 회생 확정, SK로 재창단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1-03 11:20 | 최종수정 2012-01-03 11:25


◇시 재정난으로 해체됐던 여자 실업핸드볼 용인시청이 SK그룹의 인수 결정으로 회생하게 됐다. 용인시청의 주포 김정심(가운데)과 권근혜(오른쪽). 스포츠조선DB

여자 실업핸드볼 용인시청 회생이 확정됐다. SK그룹의 선수단 인수 형태다.

SK 관계자는 3일 "용인시청 선수단을 주축으로 SK에서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하는 방향으로 원칙적인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SK는 이날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팀 창단 방안을 논의한 뒤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용인시청 팀 인수인계를 위한 작업도 이날 시작됐다. 용인시청은 시 재정난을 이유로 핸드볼팀을 2011년 12월 31일부로 공식해체해 선수들 거취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최 회장은 용인시청이 지난해 여름 시의 방침에 따라 해체 수순을 밟자 "어떻게든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자를 통해 지시를 내렸다. 이에 재정 지원이나 해체 후 재창단, 인수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결국 선수단을 그대로 안고 SK의 이름으로 새롭게 팀을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결단을 내려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는 2008년 최 회장이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하면서 핸드볼 팀 창단이 꾸준히 예상돼온 기업이다. 내부에서도 2013년으로 계획했던 핸드볼코리아리그의 프로화가 가시화되면 남녀부 중 한 곳에 팀을 창단할 예정이었다. 일부에서는 최근 SK의 상황을 들어 정치논리에 의한 팀 인수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SK 측은 "당초 계획에서 1년 정도 앞당겨 졌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용인시청은 SK로 옷을 갈아입은 뒤 핸드볼 중흥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인수 계열사도 다른 대기업과 경쟁 관계를 갖고 있는 측에서 맡아 신생팀 창단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느 계열사가 핸드볼팀을 맡게 될 지는 내부 회의 후 최종 결정을 통해 가닥을 잡을 계획이다.

해체 수순을 모두 마친 뒤 허탈한 상황에 놓여 있었던 용인시청 선수단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존 숙소에서 이미 짐 정리를 마친 상태였는데 팀 인수 논의가 확정되면서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은퇴를 선언했던 주포 권근혜와 김정심도 다시 코트에 서기로 결정했다. 김운학 감독은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 최 회장과 SK 측에 뭐라 말할 수 없이 감사드린다"면서 "어려운 결정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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