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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정오, 경기도 철원의 신철원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았다. 4교시 6학년 국화반의 체육 수업이 한창이었다. 파란 유도복을 맞춰 입은 남녀 아이들이 카메라를 보더니 반색한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2인 1조로 겨루기 동작을 시연해 보인다. 승부의 세계에 몰입한 남자아이들은 표정들이 제법 진지하다. 체격도 기량도 제각각이지만 모두들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상대의 도복 옷깃을 낚아챈 여자아이들도 매트 위를 뒹굴며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벌인다.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는다 싶더니 결국은 까르르 웃음보가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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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철원 유도의 뒤에는 어려서부터 놀이처럼 즐겨온 학교체육이 있었다.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유도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났다. 오래전 누군가 학교에서 시작한 작은 걸음이 마을을 바꾸고, 삶을 바꿨다.
철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