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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서 메이웨더, 비신사적인 돌발펀치로 KO승 갈취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5:45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오른쪽)이 18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WBC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빅터 오티스의 안면에 오른손 훅을 꽂아넣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16개월 만에 링으로 돌아온 미국 프로복싱 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4)가 비신사적인 기습공격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메이웨더는 18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웰터급 챔피언인 빅터 오티스(24·미국)를 상대로 4라운드 2분59초만에 KO승을 거뒀다. 이로써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메이웨더는 16개월 만의 복귀전을 KO로 장식하며 42연승(26KO)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메이웨더의 승리는 여러모로 석연치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전문가와 복싱 팬은 메이웨더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비열한 승리를 따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황은 이랬다. 경기 초반 챔피언 오티스는 저돌적인 인파이팅 복서답게 메이웨더를 코너로 몰며 압박했다. 안면과 복부에 수차례 정타를 허용한 메이웨더는 클린치로 위기를 벗어나곤 했다. 하지만, 4라운드 들어서 메이웨더가 반격에 나섰다. 4라운드 초반 오티스의 안면에 오른손 훅과 스트레이트를 꽂아넣으며 기세를 잡았다.

메이웨더의 반격에 흥분한 오티스는 메이웨더의 몸쪽으로 파고들며 어퍼컷과 훅 등 궤적이 큰 공격을 쏟아냈다. 그러나 메이웨더가 펀치를 피해가자 오티스가 갑자기 살짝 뛰어오르며 메이웨더의 얼굴을 들이받는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당장 경기를 중단시키고, 오티스에게 경고를 줬다. 오티스 역시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자마자 메이웨더를 끌어안고 뺨에 입을 맞추는 등 미안하다는 제스추어를 취했다. 오티스가 수차례 미안함을 표현한 뒤 주심은 두 선수를 중앙으로 불러 다시 경기를 재개했다. 그런데 이 순간 황당한 장면이 나왔다.

오티스가 무방비 상태로 메이웨더에게 다가가 다시 포옹하며 미안하다고 한 것. 하지만, 메이웨더는 포옹을 풀자마자 가드를 하지 않은 오티스의 오른쪽 뺨에 번개같은 왼손 훅을 꽂아넣었다. 이어 고개가 다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오티스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오티스는 그대로 뒤로 쓰러져 주심이 카운트를 다 셀때까지 일어서지 못해 KO패를 당했다.

오티스 측은 즉시 항의했으나 "경기 속개 선언 후 일어난 일"이라며 정상적인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메이웨더 역시 "링 위에서는 언제나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며 오히려 "오티스가 고의로 버팅(박치기)를 했다"며 상대를 비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팬이나 전문가들은 메이웨더가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케빈 미첼 기자는 "97년 에반더 홀리필드가 마이크 타이슨에게 귀를 물어뜯긴 이후 가장 기괴한(the weirdest) 결말"이라며 이날 경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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