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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링으로 돌아온 미국 프로복싱 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4)가 비신사적인 기습공격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상황은 이랬다. 경기 초반 챔피언 오티스는 저돌적인 인파이팅 복서답게 메이웨더를 코너로 몰며 압박했다. 안면과 복부에 수차례 정타를 허용한 메이웨더는 클린치로 위기를 벗어나곤 했다. 하지만, 4라운드 들어서 메이웨더가 반격에 나섰다. 4라운드 초반 오티스의 안면에 오른손 훅과 스트레이트를 꽂아넣으며 기세를 잡았다.
메이웨더의 반격에 흥분한 오티스는 메이웨더의 몸쪽으로 파고들며 어퍼컷과 훅 등 궤적이 큰 공격을 쏟아냈다. 그러나 메이웨더가 펀치를 피해가자 오티스가 갑자기 살짝 뛰어오르며 메이웨더의 얼굴을 들이받는 반칙을 범했다.
오티스가 무방비 상태로 메이웨더에게 다가가 다시 포옹하며 미안하다고 한 것. 하지만, 메이웨더는 포옹을 풀자마자 가드를 하지 않은 오티스의 오른쪽 뺨에 번개같은 왼손 훅을 꽂아넣었다. 이어 고개가 다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오티스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오티스는 그대로 뒤로 쓰러져 주심이 카운트를 다 셀때까지 일어서지 못해 KO패를 당했다.
오티스 측은 즉시 항의했으나 "경기 속개 선언 후 일어난 일"이라며 정상적인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메이웨더 역시 "링 위에서는 언제나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며 오히려 "오티스가 고의로 버팅(박치기)를 했다"며 상대를 비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팬이나 전문가들은 메이웨더가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케빈 미첼 기자는 "97년 에반더 홀리필드가 마이크 타이슨에게 귀를 물어뜯긴 이후 가장 기괴한(the weirdest) 결말"이라며 이날 경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