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다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도 실격되는거 아니야?"
대어가 부정출발에 발목잡힌 것은 감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출발선 스타팅 블록에는 '부정출발 감시기'가 설치돼 있다. 선수 발바닥의 압력 변화를 측정해서 1000분의 1초까지 가려낸다. 출발 신호 후 0.1초 안에 반응하면 실격이다. 0.1초는 인간이 소리를 듣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이론적인 한계다. 즉 출발 신호 후 0.1초도 안돼 출발한 선수는 듣고 움직인 것이 아니라 예측 출발을 했다고 본다.
더 큰 문제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규정이 엄격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부정출발을 2번 범해야 실격을 주었다. 2003년부터 첫번째 부정출발이 나오면 모두에게 주의만 주고 그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두번째 부정출발이 나오면 해당 선수를 바로 실격처리했다. 2010년에는 더욱 엄격해졌다. 부정출발한 선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실격시키기로 했다. IAAF가 내세운 이유는 일부 선수들이 부정출발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큰 이유는 TV 중계 때문이었다. 그동안 잦은 부정 출발로 인해 경기가 지루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간이 곧 돈인 TV중계에서는 부정출발이 한번만 나와도 손해가 막심하다. IAAF로서는 강력한 돈줄인 TV방송사의 불만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선수들의 희생을 감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최고의 스타 볼트의 실격이었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