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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자마자 경사가 생겨서 기분 좋습니다."
김 회장은 "신동빈 회장님이 선수들 이름을 다 알고 계신다. 내가 취임하기 전 일인데, 이채운 최가온 등 선수 후원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부터 그 선수를 알고 계셨다고 하더라"라며 "이 자리에 오면서 '회장님 앞에서 스키로는 잘난 척 하지 마라, 독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웃음). 그 정도로 관심이 많으시다. 잘난 척 하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게 배우면서, 더 좋은 조직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 회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선수들의 훈련 여건 개선이다. 그는 "가장 쇼킹했던 게 유망한 선수들이 훈련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전용 훈련장이 없다는데 깜짝 놀랐다. 다른 동계 종목은 전용훈련장이 있다. 진천선수촌에 훈련장을 오픈해서 가봤는데, 체력 단련 훈련장은 있는데, 스키 선수들이 훈련해야 할 슬로프는 아예 없다. 대한체육회에 요청을 했는데, 처음 설계할 때부터 반영이 안돼 있더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포기하거나, 슬럼프에 빠진 유망주들도 비일비재하다. 경제적인 문제나 환경적 이유로 성적이 나지 않는 건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호의 '배추보이(배추밭에서 연습을 했다는 이유로 얻은 별명)'는 굉장히 슬픈 스토리다. 협회가 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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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후였다. 가리왕산 스키장의 운명을 두고 강원도, 정부, 환경단체 등이 각각의 목소리를 내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인만큼 국가 정원 조성을 통한 복구를 주장하지만, 존치의 목소리도 크다. 한시적 리프트 운영을 마친 가리왕산 스키장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김 회장은 단호했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국가적 명물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세계적인 선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스키연맹(FIS) 모두 '세계적으로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코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스키인으로 내 밥그릇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평창올림픽의 레거시이자,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가리왕산 스키장을 한순간에, 그것도 2000억원을 들여 만든 곳을 2000억원을 들여 없애는 것은 낭비고 손실이다."
김 회장이 말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선수들의 전용 훈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면 한 사람당 1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렇다보니 모두가 나갈 수 없다. 하지만 국내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아예 없다. 기존에 있는 스키리조트를 활용하다보면, 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드는데다 여건도 좋지 않다. 세계적인 코스를 활용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동시에 관광 산업과 연계할 수 있다.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 가리왕산은 경치부터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훈련을 유치하거나, 세계 대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IOC가 동계올림픽 개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시설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정도 밖에 안된다. 그 중에서도 가리왕산 스키장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다. 없앨 경우 향후 올림픽 개최는 물건너 간다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 쌓은 자산, 특히 올림픽을 통해 만든 평창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관계자들이 깊이 생각해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 결정을 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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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