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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위험군 당뇨병, 맞춤약제 치료·생활습관 개선 중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6-25 15:49


당뇨병이 코로나19 사망위험이 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서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 500만 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고 증상도 거의 없을 수도 있어서 환자 스스로는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만만하게 볼 질환이 아니다. 대표적인 면역저하 기저질환으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에 매우 취약하고, 이외에도 심장혈관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신장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잘 한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 또한 없다. 의학의 발달로 환자 상태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약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어 치료효과는 높이고 합병증은 줄였기 때문이다.

당뇨병환자 500만 명, 30세 이상 성인 7명중 1명 꼴

우리 몸은 평소 공복 시 70~99㎎/dL의 혈당을 유지하는데,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등의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당뇨병은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흔하게 발생하는데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30세 이상 성인에서는 14.4%, 즉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심장질환·뇌졸중·신부전 등 무서운 합병증 불러

당뇨병이 생기면 혈액 안에 높은 농도의 포도당으로 인해 고혈당이 만들어진다. 피가 끈적끈적 해지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고 그러다 고혈당에 취약한 미세혈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콩팥, 눈의 망막, 말초 신경에 장애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부전과 당뇨망막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투석치료를 받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그리고 당뇨병으로 인해 큰 혈관들도 막힐 수 있는데 심장혈관질환, 뇌졸중, 발가락이 까맣게 변하는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또 당뇨병은 면역력 자체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질환에 매우 취약하다.

당뇨병 증가하는데, 합병증은 감소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다행히도 2008년 이후 대표적인 합병증인 허헐성 뇌경색과 심근경색환자가 조금씩 줄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첫째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당뇨병의 조기 진단과 당뇨병과 동반질환인 고지혈증,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덕분이다. 둘째 당뇨병 치료 약제의 발전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저항성을 줄이고, 소변으로 포도당 및 나트륨의 배설을 증가시키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약리 기전을 통해 혈당 조절은 물론이고 심장과 콩팥까지 보호하는 약제들이 등장했다. 셋째 환자생활관리 교육시스템까지 구축·운영이 원활하게 되면서, 환자가 당뇨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스스로 제대로 된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환자별 맞춤치료 가능한 다양한 당뇨약제

모든 당뇨병 환자는 같은 병을 앓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동반질환이나 건강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사용가능한 당뇨병 약제는 단 두 종류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총 9가지 계열의 약이 개발되어 환자별 맞춤처방이 가능해졌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 억제 ▲장에서 포도당 흡수차단 ▲신장으로 당 배설 촉진 ▲인크레틴 호르몬 증가 등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어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비만한 환자에게는 살이 빠지는 당뇨약을, 심혈관질환이나 콩팥질환 있다면 이를 보호하는 약을, 또 혈당에 민감한 환자에겐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한다"면서 "이렇게 개별화된 맞춤처방을 해야 약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별 맞춤약제로 당뇨병의 치료효과는 높아지고, 부작용과 합병증은 줄어든 것이다. 물론 개인에게 맞는 최상의 약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좋은 약제만으로 치료 어려워, 생활관리 매우 중요

하지만 당뇨병은 의사가 처방해준 약제만 잘 복용한다고 끝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해줘도 식사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체중관리, 흡연과 음주의 절제는 기본이다. 특히 담배는 혈액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아무리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담배를 계속 피게 되면,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다. 또 과음은 간만 나쁘게 하는 게 아니다. 매일 음주하면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가 파괴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 정인경 교수는 "최근 당뇨병 환자에서 암의 발생 빈도도 높기 때문에 암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암, 폐암, 간암, 대장암은 물론 남성은 전립선암, 여성은 유방암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정인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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