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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라인 등 로봇 활용 가능성…"양사 시너지 기대"
글로벌 로봇 시장 공략과 함께 생산성 증대를 위한 국내외 사업장 내 로봇 도입 확대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기존 14.71%에서 35.0%로 확대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최대 주주(17.37%)였던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7.78% 지분으로 2대 주주가 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인수할 당시,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최대 주주 등극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로 삼성전자가 그동안 갖고 있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원천기술을 물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시장 매출이 대부분이었던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삼성 자회사로 지원받아 해외 판로를 확보하는 등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로봇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오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월 DX 커넥트 행사에서 "그동안 '원삼성'(One Samsung)의 기틀을 다지고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의 다음 타깃은 '강한 성장'"이라며 로봇을 핵심 신성장 사업으로 꼽았다.
또 한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자, 로봇, 헬스 등 미래 기회 영역을 적극 발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로봇 사업 조직을 강화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협력 관계도 꾸준히 다져왔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함과 동시에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장은 오준호 교수가 맡는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X 부문 산하 로봇사업팀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으로 배치하는 등 로봇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윤준오 삼성전자 부사장에 이어 장세명 삼성전자 부사장이 레인보우로보틱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삼성전자가 2년 연속 이사회를 통한 경영 참여를 이어오는 중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32억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에는 741억달러(약 10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 할 전략이다.
휴머노이드는 AI를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말한다.
최근 AI 기술 혁신으로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오는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8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다양한 로봇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AI 반려로봇 '볼리'와 보행 보조 로봇 '봇핏'의 다음 세대 제품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출시한 이동형 양팔로봇 'RB-Y1'이 전사적 차원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가전 공장 등에 활용될 수도 있다. 일부 테스트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양팔로봇은 상반신 형태를 갖춘 신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여러 생산공정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해 활용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 등극을 두고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 사명이 바뀔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을 등에 업고 해외 로봇 시장공략에 나서는 만큼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래에는 삼성 이름을 달고 (제품이) 나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으로, 2족 보행 로봇, 4족 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