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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세대 교체 선언, 불혹 앞둔 베테랑 자신있다 "나를 이겨봐"

나유리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3 09:43 | 최종수정 2025-01-03 10:16


구단은 세대 교체 선언, 불혹 앞둔 베테랑 자신있다 "나를 이겨봐"
이지영.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세대 교체는)당연한거고, 다만 저도 '일단 한번 이겨봐'하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죠."

안방 세대 교체를 선언한 SSG 랜더스. 올 시즌은 20대 젊은 포수들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계획상으로 그렇다. 핵심은 조형우. 대형 유망주였던 조형우가 1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잡지 못하면서, SSG의 포수진도 자연스럽게 베테랑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은 사실상 이지영, 김민식 투톱 체제로 꾸려갔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2024시즌을 앞두고 SSG에 이적한 이지영은 이번 시즌 144경기 중 123경기를 뛰었다. 사실상 풀타임을 다 소화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안정적인 수비력과 결정적일때 한방씩 터져준 타격까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오히려 '회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랜더스필드의 안방 마님으로 새로운 팀에서 적응을 끝마쳤다. 이숭용 감독도 이지영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코치까지 할 수 있는 좋은 베테랑이 합류한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구단은 세대 교체 선언, 불혹 앞둔 베테랑 자신있다 "나를 이겨봐"
이지영. 스포츠조선DB
이지영에게는 최고의 시즌이었지만, 사실 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지영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고 성장해야 하는 젊은 포수들은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시즌이 끝났기 때문이다. 조형우를 비롯해 신범수, 박대온 등이 수비 출전 기회를 전혀 받지 못했고 이와중에 고졸 신인 이율예까지 합류했다. 청소년 대표팀 출신 포수 유망주 1순위였던 이율예는 '제 2의 강민호'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팀의 기대치가 높다. 당장 1군 주전이 되기는 어렵더라도 기존 선수들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쟁쟁한 경쟁자가 추가되면서, SSG의 안방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올해 1군 배터리코치로 SSG에 컴백한 세리자와 유지 코치는 젊은 포수들에게 "38세 선수가 더블헤더 2경기를 전부 선발로 나갈 정도라니. 너네는 대체 뭐하고 있었던 것이냐. 감독님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자상한 코칭 뒤에 매서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0대 포수들이 이를 악물고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구단은 세대 교체 선언, 불혹 앞둔 베테랑 자신있다 "나를 이겨봐"
스포츠조선DB
'도전'을 받아야 하는 이지영도 구단의 방향이나 후배들의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지영은 "구단의 방향은 그게 당연하다. 당연히 그렇게 가는게 맞는거다. 하지만 그걸 제가 당연히 물려주게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 와봐라'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경쟁은 무조건 해야하고, 저도 저대로 더 열심히 할거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후배 포수들에게 제가 알고있는 것들을 가르쳐주고 하다보면, 우리팀 자체가 더 강해지고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나를 이겨보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후배들을 보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SSG 이적 후 어린 포수들이 많은 팀 상황상, 따로 시간을 내서 밥도 사주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지영이다. 그는 "저는 이전 팀(키움)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았었고, SSG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저보다 몇살 어린 후배들에게는 또 저같은 베테랑들이 희망이 될 수 있다. 후배들은 '형이 더 오래 해주세요. 그래야 저희도 오래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어요'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저 역시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실력으로 밀리지 않을만큼 준비를 더 해야한다는 각오다"라며 새 시즌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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