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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대리 구매한 복권이 실제 당첨됐지만 돈을 받지 못해 법적 다툼을 벌인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중국 매체 양쯔강 이브닝 뉴스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 17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사는 야오씨는 복권 가게 주인 왕씨에게 20위안(약 4000원)을 송금하고 복권 두 장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날 저녁 대리 구매한 복권 중 하나가 1등에 당첨, 야오씨는 1000만 위안(약 20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쁜 마음에 복권을 가지러 간 야오씨는 왕씨로부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왕씨는 "당첨 복권은 사실 다른 사람이 샀다. 당신에게 사진을 잘못 보낸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정신적' 보상으로 15만 위안(약 30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합의서에 서명한 후 모든 휴대폰 문자 기록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왕씨의 말을 믿기 어려웠지만 대리로 구매 부탁을 한 본인의 잘못이 있다고 여긴 야오씨는 15만 위안을 받는 것으로 논쟁을 끝냈다.
그런데 약 2개월 후 야오씨는 1등 당첨금을 수령한 사람이 왕씨의 사촌 가오라는 것을 알고 충격과 의심을 가졌다.
왕씨가 복권을 빼돌려 사촌에게 넘긴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실제 가오는 2019년 9월 산시성 복권관리센터로부터 복권 당첨금에서 세금을 공제한 후 800만 위안(약 16억원)을 수령했다.
이에 야오씨는 복권 당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10월 법원은 1등 복권은 야오씨의 것이 맞다며 가오는 당첨금을 야오씨에게 반환하고, 왕씨는 이에 대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가오와 왕씨는 즉각 항소했지만 최근 고등법원은 가오의 복권 구매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첫 판결을 유지했다.
비록 소송에서 이겼지만, 야오씨는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법원이 가오와 왕씨의 은행 계좌를 압류했지만, 잔액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의 집도 모두 경매에 부쳐졌지만 아직까지 낙찰자가 없다.
야오씨는 "지금까지 그들로부터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저축한 돈을 모두 써버렸다. 변호사 비용으로도 수십만 위안을 빌렸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삶을 살았는데 이젠 생계를 걱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변호사는 복권 당첨금의 행방을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