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빈틈은 용납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대비해 월드시리즈 2연패 간다'
|
'친구'라 하기에는 접점이 별로 없는 두 사람이다. 이는 두 사람이 모두 같은 에이전시(CAA스포츠) 소속이기 때문에 나온 상황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타니는 김혜성이 다저스에 입단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결국 김혜성은 다저스를 택했다. 오타니의 설득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다저스가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우승 전력을 대부분 유지한 강팀이라는 점 또한 김혜성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혜성은 입단 첫 해에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보장액 1250만달러로 김혜성을 택한 다저스의 선택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김혜성의 능력치는 메이저리그 주전급과는 차이가 있다. 안정적인 2루수이고, 유격수도 소화할 순 있지만 코너 내야(1, 3루) 경험이 부족한데다 결정적으로 타격적인 면에서 파워 부족이 지적돼 왔다.
다저스도 이런 김혜성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애초부터 김혜성의 역할을 '유틸리티 내야수', 즉 백업용이라고 못박았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LA타임스에 "김혜성의 역할은 유틸리티"라고 밝힌 바 있다.
|
그러나 스토브리그에서 다저스의 전반적인 행보를 살펴본다면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다. 다저스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팀 전력의 모든 면을 빈틈없이 준비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다저스의 목표는 두 말할 것 없이 '월드시리즈 2연패'다.
다저스는 2024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을 더욱 강화했다. 오타니와 무키 베츠, 야마모토 요시노부, 프레디 프리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을 유지했고, 스토브리그에서 사이영상 수상 경험이 있는 좌완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을 5년 총액 1억8200만달러(약 2679억원)에 영입했다.
|
야수진 전력은 고스란히 유지됐다. 리그 MVP 수상 경력이 있는 핵심 타자 3인방인 오타니와 베츠, 프리먼이 건재하다. 내야 주전은 1루수 프리먼과 2루수 개빈 럭스, 3루수 맥스 먼시, 유격수 베츠다. 어느 한 구석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다.
여기에 크리스 테일러, 미구엘 로하스, 토미 에드먼이 서브로 대기하는 형국이다. 40인 로스터가 뛰어난 선수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김혜성이 당장 치고 들어갈 자리는 냉정히 말해 없다. MLB닷컴은 '김혜성의 합류로 다저스의 40인 로스터 옵션은 더 풍부해졌다. 베츠와 럭스가 주전 유격수와 2루수이고, 테일러와 로하스, 에드먼도 해당 포지션을 할 수 있다. 김혜성은 테일러, 로하스의 역할과 상당부분 오버랩되기 때문에 유틸리티 역할에 어울린다'고 분석했다.
|
하지만 여기에는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한 다저스의 진심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팀 전체 포지션에서 어느 하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이러한 다저스의 움직임은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1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별 시즌 예상을 내놨다. 여기서 다저스에 대해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는 2025년 더 나아질 것이다. MLB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인 116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
162경기 체제에서 백업 플랜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워낙에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팀 뎁스가 크면 클수록 변수에 저항하는 힘이 강해진다는 건 상식이다. 김혜성은 분명 수비적인 면에서는 활용도가 있다. 때문에 보장액 1250만달러 지출도 감수할 만 하다는 게 다저스 수뇌진의 판단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이미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