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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이율립 기자 = 호욱진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지난 2월 부임 후 관할 지역 내에서 열린 집회의 주최 측으로부터 11건의 고소·고발을 당했다. 경찰이 부당하게 집회를 가로막았다는 취지다.
호 서장은 "경호 구역을 최소한으로 지정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무 집행과 집회할 권리가 맞부딪치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25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집회 1번지'가 종로에서 용산으로 옮겨오며, 용산 일대와 주변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 삼각지파출소 인근 등에서 연일 집회·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매번 출동해야 하는 일선 직원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집회 측의 고소·고발도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용산서 한 직원은 "원활한 집회 흐름을 위해 잠깐 집회 측을 통제했는데 감금죄로 고소당했다"며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인접 경찰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의 대규모 집회에 함께 대응한 남대문경찰서가 대표적이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 역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지난 9일 '1차 총궐기' 때 "경찰에 의해 넘어졌다"는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의 고소장을 받았다고 한다.
앞으로가 더 문제란 말도 나온다. 정부 비판이나 각계의 주장·갈등을 분출하는 집회·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라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 도심 대규모 집회가 거의 매주 열린다"며 "강대강 대치가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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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