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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의로 삼각 협력 제도화…한중정상회담서 '관계 개선' 소통
윤 대통령은 페루 리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각각 열린 이번 APEC·G20 다자외교 무대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안보·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에도 대비했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 제도화를 더욱 체계적으로 다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 지구 반대편 남미서 러북 압박 동참 호소…트럼프 시대 대비 분주
윤 대통령은 APEC과 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러북 군사협력을 주요 화두로 올려 회원국들이 힘을 결집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일관되게 요청했다.
러북 군사협력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만큼 역내 당사자가 아닌 국가들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연대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러북 문제 대응이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 협력과 서방 우방국들과의 공조에 상대적으로 쏠려 있었다면 임기 후반기를 맞은 시점에 국제사회 연대의 지평을 넓힌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러북 군사협력은 규범 기반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규범 기반 질서 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서는 중국 관련 행보도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도발과 러북 군사협력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18일에는 브라질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과 직접 소통해 해빙 흐름을 보이는 한중 관계를 본격적으로 풀어내고 러북 밀착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라는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우리의 국익 확대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행보가 외교 기조의 수정은 아니라고 했지만, 임기 전반기 다져놓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발판으로 후반기에는 외교의 무게추를 한중 관계 개선으로 옮기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 한미·한일 정상회의도 가졌다. 곧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상시 협력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한미일 3국 협력의 제도화를 공고히 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트럼프 시대에 대비해 이중 안전장치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앞으로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윤 대통령이 국익을 좌표로 삼아 한미·한중 관계를 풀어나갈 것임을 예고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개도국 격차 완화 논의 주도…방산 세일즈 외교도
윤 대통령은 이번 APEC과 G20에서 계층 간 격차 완화, 식량 문제, 기후 위기 논의에 주도적 목소리를 내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 외교도 펼쳤다.
윤 대통령은 두 다자회의에서 지속가능성과 포용적 성장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개발이 필수적이며, 최빈국에서 주요 경제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개도국 지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의 무탄소 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환기하고, 내년 한국 APEC을 계기로 정부와 국제기구, 에너지 수요·공급 기업이 참여하는 'CFE 서밋'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G20에서 제안한 무탄소 에너지, 플라스틱 감축 노력, 포용·안전·혁신에 입각한 인공지능 사용, 재정건전성 등 주요 주제는 공동선언문에 반영되기도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우리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 대륙으로 확대한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페루 공식 방문에서는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방산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베트남, 브루나이, 캐나다 정상들과도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shin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