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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서 내년 예산안 상당 부분이 '칼질'되면서 기본적인 살림부터 어려워질 상황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감액 항목을 보면 본부 총액 2억4천800만원, 운영지원과 기본경비 2억5천300만원, 기획조정관 기본경비 6억8천200만원, 국내외 협력업무수행 1억9천만원, 방송통신국제협력 강화 5억1천700만원, 아리랑국제방송 지원 120억7천만원, 국악방송 지원 52억5천800만원, 인터넷 환경 신뢰도 기반 조성 1억7천800만원 등이다.
방통위 안팎에서 가장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은 총액 인건비 감액이다.
특히 야당에서는 본부 총액 인건비 감액과 관련해 방통위가 위법적으로 2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공석인 상임위원 3명이 언제 임명될지도 알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국회에서 추천되지 않은 3명 위원의 내년 급여를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야당에서는 대부분 감액 항목과 관련, "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판 근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임위원 등 정무직까지 포함해 직원들의 기본 급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해진 액수를 지급하게 돼 있는 사안이라 국회에서 예산이 깎인다고 해서 주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기는 하나 추후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야당에서는 국회에서 추천되지 않은 상임위원 3인 인건비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위원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또 사업 기반인 기본경비는 괘씸죄로 깎아 정부기관을 고사하려 하고 야당에 유리한 사업 예산은 증액한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말했다.
과방위 예산소위는 이날 방송 분야 재난관리 지원 4억1천500만원, EBS 프로그램 제작 지원 30억원, 지역·중소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86억6천400만원, TBS eFM 프로그램 제작 및 운영 지원 확대 25억원, 불법 스팸 대응 체계 구축 43억원, 불법 유해 정보 차단 기반 마련 16억4천400만원은 증액했다.
최근 지역방송의 위기와 온라인상 불법 유해 콘텐츠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TBS eFM 지원 예산 신설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25억원이면 eFM 인건비 규모로는 큰 액수인데, 결국에는 전용해 TBS를 지원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과방위는 오는 20일 전체 회의에서 상임위 차원의 방통위 등 예산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야당 우위인 구조상 이날 예산소위에서처럼 여당은 퇴장하고 야당은 이날 의결된 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의결된 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로 넘어가게 된다.
여당에서는 합의된 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음 정부안부터 원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되나, 야당에서는 국회법상 상임위에서 의결된 안에 증액 등 손을 대려면 다시 과방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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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