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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던 러시아의 세계적인 발레리노 블라디미르 시클리야로프(39)가 돌연 사망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은 16일(현지 시각) 밤 수석 무용수인 시클리야로프가 숨졌다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발 수술을 앞두고 진통제를 복용한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자신의 주거용 건물 5층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다 균형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 부인인 발레리나 마리아 시린키나와의 사이에서 어린 아들과 딸이 있다.
그는 당시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며 "정치인들은 민간인을 총으로 쏘거나 죽이지 않고 협상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그들에게 혀와 머리가 주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내 할아버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학교를 졸업했고, 증조할머니는 평생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사셨다"며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눈물 없이 지켜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춤추고 싶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그것이 내 인생의 목적이다. 나는 전쟁이나 국경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시클리야로프는 마린스키 발레단이 공연한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지젤' 등 유명 작품에서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다. 2019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춘향' 공연에서 '몽룡'을 연기하기도 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