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제 대만도 어려운 한국야구, 1000만 관중과 돈잔치...아이러니컬한 현실

김용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1-18 10:27 | 최종수정 2024-11-18 11:32


이제 대만도 어려운 한국야구, 1000만 관중과 돈잔치...아이러니컬한 …
15일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일본과 경기를 펼쳤다. 야구대표팀이 일본에 3대 6으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는 대표팀 선수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1.15/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만에도 패하는 대표팀, 그리고 1000만 관중 시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프리미어12 여정이 허무하게 끝을 맺게 됐다. 한국은 18일 호주와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지만, 하루 전 일본과 대만이 조 1, 2위를 확정지으며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 대회 사상 첫 예선 탈락이다. 초대 대회 우승국이, 초라하게 짐을 싸게 됐다.

사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를 앞두고도 슈퍼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이었다. 전의가 떨어졌을 상황에서 0-6으로 밀리던 경기를 9-6으로 뒤집은 자체로 박수를 받을 요인은 있었다. 하지만 모두 프로 선수들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받아들어야 한다.

결국 경쟁국 대만, 일본에 패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대회 전부터 한국이 압도적으로 앞서나갈 거라 설레발을 친 전망이 없기는 했지만, 그 불안함이 현실화 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 대만도 어려운 한국야구, 1000만 관중과 돈잔치...아이러니컬한 …
15일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일본과 경기를 펼쳤다. 야구대표팀이 일본에 3대 6으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는 대표팀 선수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1.15/
물론 변명거리도 충분히 있다. 세대교체 과정이라 최강 전력으로 팀을 꾸리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위주였다. 그와중에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구자욱 원태인(이상 삼성) 박세웅(롯데) 김혜성(키움) 등 주요 선수들까지 부상과 군사 훈련을 이유로 빠져버렸다. 하지만 나이 상관 없이, 현 시점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놓은 것도 분명하다. 핑계만 댈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제 경쟁력, 야구 인기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이전과는 다르게, 젊은 팬들이 많이 유입되며 국제대회 성적이 리그 흥행으로 직결되는 부분이 많이 약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걸 체감하는 순간, 씁쓸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올시즌 역대 최초 1000만명 관중 시대를 열었다. 그 후폭풍으로 몇몇 구단들은 이번 FA 시장에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성적, 커리어를 볼 때 '이 정도 금액이 맞나'하는 선수들이, 천문학적 계약을 맺고 있다. 심지어 이번 대표팀 35인 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최종 엔트리에 탈락한 엄상백이 FA 최대어라며 한화 이글스와 총액 78억원 계약을 맺었다. 탄탄한 불펜진에 밀려 훈련 명단에 포함되지도 못한 장현식은 LG 트윈스와 전액 보장 52억원 '초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국가대표팀에 탈락한 선수가 최대어로 78억원, 52억원이라. 아이러니컬한 장면이다.

올해 야구 인기의 원동력은 젊은 팬들의 힘이었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오래 야구를 좋아해줄 수 있는 팬들이다. 하지만 어떤 프로 종목이든, 그 인기가 오래 유지되려면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응원, 굿즈, 선수 개인에 대한 팬심도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결국 야구가 중요하다. 좋은 경기력이 유지되지 못하면, 지금 인기는 한순간일 수 있다. 이 팬들이 '실력은 형편 없는데, 무슨 대접을 이렇게 받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팬심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