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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수출통제 강화로 반도체 공급망 양분 가속"…'칩워 시즌 2' 관측
밀러 교수는 이날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주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포스트 미 대선 - 달아오르는 패권 경쟁'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미래경제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온라인 강연을 통해 주요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칩워 시즌 2'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러 교수는 "AI 발전은 뛰어난 알고리즘뿐 아니라 고성능 반도체에도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주요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이전보다 더 집중하고 있고, 미중 경쟁의 중심에도 반도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일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믿는 미래 기술력, 경제 성장, 군사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며 "세계 컴퓨팅 인프라에서 양국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AI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역량 확보를 둘러싼 경쟁은 본질적으로 미중 간 경쟁"이라고 짚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미국이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반도체 공급망의 회복력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도 현 바이든 행정부처럼 AI 인프라 구축을 지지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러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더 많은 전력 접근성과 비용이 AI 훈련과 구현에 투입될 것"이라며 A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결국 반도체 전쟁은 AI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경쟁자가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2기에 AI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통제하면서 미래 기술을 좌우할 AI 모델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미국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맡을 역할을 두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 AI와 그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흐름이 세계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밀러 교수는 "10년에 걸친 미중 경쟁으로 압박받아온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더욱 양분되고, 미국의 관세와 수출 통제 강화가 이러한 추세를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응해 필요한 반도체를 자국에서 생산하려는 노력을 두 배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중 양국이 경제 분리(디커플링)를 추진하면서 통합 공급망에 익숙한 기업과 국가에는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살아남을 전략으로 밀러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특화한 메모리 칩에 대한 정책을 중국에도 지원하고 때문에 첨단 기술과 메모리칩에서 경쟁 우위를 계속하고 강화해야만 중국 기업에 따라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ic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