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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14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며, 그의 관심사를 파악해 한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미국의 상황을 냉정하게,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면 트럼프의 당선은 예견할 수 있었다"며 현재 미국의 고물가와 불법 이민 문제, 치안 상황 악화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재선하면 한미동맹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전문가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희망했고, 그들의 희망적인 사고가 부정확한 전망으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요구 등이 미국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이해하고 새로운 협력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주한미군 축소 또는 철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등 한미 동맹 관계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미국은 미중간 기술 경쟁, 기술 격차에 대해서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의 안보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라면 내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요구 등으로 국내 방산업체의 특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의 경제 복구가 시작되면 우리 기업에도 진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지 못하는 기회로, 트럼프 재선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4연임을 앞두고 공적을 쌓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말이 중국의 싱크탱크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2.0 시대에 적어도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 즉 핵은 갖고 있지 않지만 결단만 내리면 3∼6개월 만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유사시 자체 핵 보유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전통적인 지도자가 아니고, 바이든 집권 때 금기시됐던 게 트럼프 집권 때도 금기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트럼프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지렛대로 사용해 한미 경제 관계와 안보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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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