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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민들 "너무 놀라 잠 못 잤다"...새벽잠 설쳐
1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송정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 발생 당시 북구 항구동 포항여객터미널 인근에서 낚시하던 70대 남성 A씨는 연합뉴스에 "105mm 포탄이라도 포항 앞바다에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가 두 눈으로 지켜본 포항제철소는 지도상 직선거리로 2.6㎞ 떨어져 있었다.
같은 시간대 포항 바닷가에 있던 많은 주민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에 있던 정일화 씨는 "폭발음이 대여섯차례 들리더니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왔다"며 "불이 난 곳이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로 주변이 새빨갛게 보였다"고 전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만난 서모(68·북구 여남동) 씨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유리창이 흔들렸다"라며 "연기가 주택가로 몰려왔고 새까만 밤인데도 연기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게 맨눈으로 보여서 전쟁인가 했다"고 입을 열었다.
서씨는 "이웃 주민도 다들 잠을 못 잤다더라"라며 "우리 사위가 포스코 직원인데 새벽 다섯 시 반에 급하게 출근했다. 직원들 다 비상 걸려서 출근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소방본부 119상황실에는 '여러 차례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보인다', '포스코에 불기둥이 보인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불이 난 포항제철소 정문 앞은 짧은 시간 동안에도 소방차와 경찰차 수십 대가 정문을 쉴 새 없이 오갔다.
멀리서 바라본 화재 현장인 3파이넥스 공장 앞은 소방차 경광등이 번쩍였다.
출입이 통제돼 가까이 갈 수는 없었지만, 제철소 정문 앞은 매캐한 탄 냄새가 코를 찔러 불이 났다는 사실을 짐작게 했다.
제철소 관계자는 사진을 찍는 취재진에게 "공장이 사진에 나오면 안 된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포항제철소 주변 시민들 역시 새벽에 난 폭발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양우용(63) 씨는 "폭탄 터지듯이 '쾅쾅쾅' 소리가 7번이나 났다"며 "제철소에서 저런 소리가 난 적이 없는데 무슨 큰일이 났나 싶었다"고 말했다.
[뉴스초점]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서 큰 불…주민들 "3차례 폭발"[]
한 시민은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불이 꺼졌냐"며 도리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화재는 오전 9시 2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상황이 일단락되자 포스코 정문 1문 앞은 차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7시께 주말에도 출근하는 차량이 포스코 내부로 들어섰고, 소방 차량은 간간이 포스코 정문을 오갔다.
1시간여 전보다 매캐한 냄새는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에게도 상황 전파는 미진했다.
출근하던 한 직원은 "불이 났다던데 이제는 다 꺼졌는지 모르겠다"라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지대가 높은 북구 환호공원 일대에서 바라본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은 연기에 그을린 흔적만 보일 뿐 잠잠했다.
소방관 한명은 고가 사다리차에 탑승해 불이 꺼진 공장 외부를 꼼꼼히 살폈다.
혹시 모를 남은 불씨가 없는지, 불에 탄 흔적과 손상 규모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환호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기자에게 "불이 났다고 하던데 이렇게 보니 멀쩡해 보인다"라며 "불이 났던 것을 몰라보겠다"라고 말했다.
ps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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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