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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탄핵 여부 변수…대전협 "새 의협회장과 연대 구축"
협의체의 한 축인 정부와 여당의 대표자는 윤곽이 드러났지만 협상 상대인 야당과 의사 단체의 참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정부·여당의 협의체 대표가 총리와 부총리, 3선의 중진 의원급으로 격상된 만큼 야당과 의사들이 합류해 대화가 이뤄진다면 의사 인력 수급 등 본질적인 의료 개혁의 결과물을 내는 데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한 대로 됐다"면서 "후년의 정원은 의료계가 협의체에서 합리적 의견을 내면 그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이 임박한 만큼 늘어난 내년 의대 정원 재조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2026년도 정원 조정에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그러나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의료 개혁을 논의할 협의체가 '탑승객'을 모두 태우지 않은 채 개문발차(開門發車)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정부 여당 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3선의 이만희·김성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말 그대로 당정 최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런 구성을 염두에 둔 듯 조규홍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성과를 내면 전공의가 (협의체에) 참여하는 시기가 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협의체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의정 갈등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와 여타 의사단체들도 결국 동참하는 길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인 것이다.
하지만 협의체 출범이 나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의사 단체에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외에 뚜렷하게 참여의 뜻을 밝힌 곳은 없다.
의료 공백 해소의 열쇠를 쥔 전공의 단체는 내년도 증원 백지화 등 기존 요구 조건을 고수한 채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이고 야당도 전공의들의 불참에 따라 협의체에 올라타기를 주저하고 있다.
의대 교수 단체들도 여당의 협의체 초대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의대 정원 증원 과정이 비과학적이라고 강조해온 의대 교수들은 내년 정원이 이미 결정된 만큼 정원 조정이 아닌 대학별 '모집 인원' 감축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협의에 직접 나설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참여 단체의 의료계 대표성 문제도 있고 복잡하다"며 "전의교협도 지금껏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했지만 의료계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있느냐고 하면 좀 애매하다"고 말했다.
협의체 정상 가동을 위한 또 다른 변수는 법정 유일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임현택 회장 탄핵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다. 의협 대의원회는 협의체 출범 하루 전인 이달 10일 총회를 열어 표결에 들어간다.
비대위 체제가 꾸려지면 의협 내부 '교통정리'에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임 회장이 물러날 경우 그동안 그와 대립각을 세워 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이 대화에 나설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공의 90명과 공동 입장문을 내고 "대전협은 임 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의협 대의원분들께 임 회장 탄핵을 요청한다"며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oh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