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의 명물이던 천연가스 불꽃이 7년 6개월 만에 꺼졌다.
이 불꽃은 한 공사업체가 2017년 3월 8일 폐철도를 활용한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로 굴착기에 불이 붙으면서 생겼다.
이 불은 금방 꺼질 것이란 초기 예측과 달리 계속 타올랐다.
시는 불이 꺼지지 않자 발상을 전환해 2017년 말에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불의 정원'이란 이름으로 공원을 만들었다.
이 덕분에 불의 정원은 2019년 5월 준공한 포항 철길숲에서 누구나 한 번쯤 다녀가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시가 조사한 결과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됐으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의 정원 불꽃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사이 겨울에 일시적으로 꺼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시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천연가스가 액화해 불이 잘 안 붙거나 천연가스가 고갈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가스층 주변에 있는 지하수가 계속 올라오면서 가스 통로를 막은 것도 한가지 이유로 꼽았다.
처음엔 공원관리소 관계자가 불이 꺼지면 토치로 일일이 불을 다시 붙였다가 2021년 1월에는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해 불을 붙였다.
이 덕분에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와 같은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불꽃은 계속 타올랐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천연가스가 고갈되면서 불꽃이 생긴 지 7년 6개월여 만인 지난 27일 사그라든 뒤 다시 타오르지 않고 있다.
이에 시는 불의 정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가스가 고갈돼 불이 꺼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고 논의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