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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 위협하는 니어 프리미엄 정수..폭스바겐 투아렉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8-19 08:54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폭스바겐은 독일의 대중차 브랜드다. 한국의 현대자동차, 일본의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대중 브랜드에서 1억원대 자동차를 선보이면 소비자는 대게 코웃음을 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토요타는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렉서스를 출범했다.



폭스바겐그룹은폭스바겐 이외에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럭셔리 브랜드까지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자사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더위가 지속되는 8월 중순 국내 시장에 투입된 신형 투아렉을 만나봤다.



이번에 선보인 투아렉은 2018년 출시한 3세대 투아렉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국내 판매가는 프레스티지 트림 1억 99만원부터 시작한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시작 가격이 20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폭스바겐코리아가 투아렉의트림을 정리하면서다. 기존 투아렉은 8830만 2000원부터 시작하는 프리미엄 트림이 존재했으나, 신형 투아렉부터는 프리미엄 트림을 없애고 프레스티지부터 시작한다. 프레스티지 트림만 놓고 비교하면 기존보다 약 300만원 인상된 셈이다.



외관 디자인은 직선 위주로 한층 단정해졌다. 넓은 면적의 헤드램프, 직선 위주로 그래픽을 바꾼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 에어 인테이크 면적을 늘린 범퍼를 디자인 요소로 적용해, 준대형 SUV 특유의 규모감을 한층 강화했다.



전면 디자인에서 그릴이 차지하는 면적이 기존보다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세로의크롬 라인은 삭제하고전면 그릴을통과하는 주간주행등은 추가하면서 제원보다 전폭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헤드램프도 변화했다. 신형 투아렉은 기존 2구 LED 헤드램프에서 LED 램프를 하나 더 추가해 3구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이는 폭스바겐 최초로 적용된 IQ 라이트 HD 매트릭스 헤드램프다.



3만8000개 이상의 인터랙티브 LED가 주행속도, 카메라, 내비게이션, GPS 등의 정보를 종합해 야간주행 시 부분적으로 상향등을 비추는 등 최적화된 빛을 쏴준다.



투아렉크기는 전장 4880mm, 전폭 1985mm, 전고 1685mm, 휠베이스 2899mm다. 국산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이 115mm 짧지만 휠베이스는 차이는 1mm 뿐이다.측면 디자인의 변화는앞바퀴휀더에 배치했던 크롬 가니쉬 삭제다. 크롬 가니쉬 삭제로 디자인이 한층 깔끔해짐과 동시에측면에 강하게 그은캐릭터 라인이 강조되는 효과를 봤다.



후면 디자인의변화는 테일램프 디자인뿐이다. 좌우로 각기 배치했던 테일램프를 요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한 줄로 이었다.



실내 디자인의 변화 폭은 외관보다 적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전자식 기어 쉬프터 등 구성이 그대로 유지됐다. 디지털 계기판 및 센터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그래픽을 소폭 다듬은 게 전부다. 다행히 2018년에선보인 디자인임에도 오래된 디자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덕이다.



최근 대중 브랜드는 실내에 가로로 긴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추세다. 12.3인치라는 수치에도 불구하고 가로로 긴 탓에 보여지는 정보는 제한된다. 투아렉에 적용된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비례다.보여지는 정보가 많을뿐더러 시원시원하다. 특히 센터 디스플레이에 근접 센서를 적용해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버튼을 자동으로 활성화한다. 터치의 반응도 빠르고 조작성도 좋다.



다만, 센터 디스플레이에 통합된 공조 조작부는 여전히 직관성이 떨어진다. 항상 같은 위치에 온도 조절 조작부를 띄우고 있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다만,바로 옆에 열선 시트 및 통풍 시트 조작부가 자리잡았다. 온도를 내리다가 손이 살짝미끄러지면열선 시트가 활성화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각 조작부의 구분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버튼과다이얼은 시동, 비상등, 트랙션 컨트롤ON/OFF, 오토 홀드, 주차 브레이크 버튼과 미디어 음량 조절 다이얼, 주행 모드 다이얼, 차고 조절 다이얼 뿐이다.기어 쉬프터 앞 공간에는 별도의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수납공간이 제공된다.



아쉬운 점은 스티어 바이 와이어(SBW) 방식의 전자식 기어 쉬프터를 적용했지만, 실내 공간활용도를 향상하지 못한 부분이다. 컵 홀더를 비롯해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넉넉하다고 표현하기힘든 수준이다.



폭스바겐이 자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순정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디지털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경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신형 투아렉은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폭스바겐이 자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안정적인 경로 안내와 과속 카메라 경고를 지원한다.이를 디지털 계기판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띄울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여전히 국내 내비게이션 솔루션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다행히무선 스마트폰 미러링을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단,순정 내비게이션이 아닐 경우, 디지털 계기판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한 경로 안내는 불가능하다.



준대형 SUV답게 2열 탑승객에 대한 배려는 훌륭하다. 키 176cm 기자가 앉았을 때2열 무릎공간과 머리 공간은 각각 주먹 2개, 1개씩 들어가 여유롭다. 2열 시트는 5단계 리클라이닝을 지원해 장거리 이동 시에도 편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2열 탑승객을 위한 공조 송풍구는 B필러와 센터 콘솔에 마련했다.4존 풀오토 에어컨을 적용한 덕에 각 좌석 별로 온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 2열 공간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건 측면 창문 개방량뿐이다.개방량이 2/3 수준에 머무른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810L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800L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810L, 2열 시트를 접을 경우1800L까지 확장된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성인 두 명이 누울 공간은 충분히 마련된다. 완전히 평탄화된 바닥 공간은만들어지지 않는다. 잠시 눕는 상황에서는 큰 불편을 주지 않지만차박을 원한다면 별도의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다.



뒤차고를 높이고 내릴 수 있는 버튼이 마련돼 있다

트렁크 공간 아래에는다인오디오 서브 우퍼와 요즘 보기 드문 스페어 타이어가 자리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 오른편으로는 차고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덕에 차고를 최고 70mm 높이고, 최저 40mm 낮출 수 있다. 대게 무거운 짐을 넣고 뺄 때 차고를 낮추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



EA897 evo3 V6 3.0 TDI 엔진

파워트레인은 이번에도 디젤 단일 사양이다. 기존 투아렉에 적용된 3.0L V6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발휘한다. 시동을 걸면 6기통 디젤 엔진이 '그르릉' 소리를 내며 깨어난다.



디젤 엔진인 만큼 정차 상태에서잔진동이 소폭 느껴진다. 주로 진동이 느껴지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과 시트다. 진동은 소폭 허용했지만 엔진 소음은 큰 폭으로 억제했다.2열에탑승한 동승객이 “이거 가솔린 차야?”라고 물을 정도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인디비주얼, 오프로드, 스노우까지 총 7개를 제공한다.

가속을 시작하면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에 감탄이 나온다. 속도가 붙을수록 NVH는 좋아진다. 저속에서 느껴지던 진동은 사라지고 적막만 감돈다.



퇴근길에 시승차를픽업한 탓에 제일 먼저 마주한 건 도심 정체다. 주행 모드 다이얼을 돌려 '에코 모드'를 활성화한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중간 정도 밟아도 쉽사리 기어 단수를 내리지 않는다.엔진 회전수를 2000RPM 이하에 두고 나긋히 주행한다.



그렇다고 가속력이 답답한 건 아니다.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나오는 강력한 토크는 디젤 엔진의 무기다. 묵직하게 속도계 바늘을 올린다.승차감은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덕에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감각을 전해준다.



일반 스프링 방식 서스펜션에서 구현할 수 없는 감각이다. 과속방지턱 같이 큰 요철은 물론 도로 위 포트홀 등의 잔요철까지 부드럽게 걸러낸다. 투아렉의승차감은 대중차 브랜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승차감의 영역을 가뿐히넘어셨다.



준대형 SUV답지 않게 포천 고갯길에서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다음날 투아렉과 포천으로 향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자 무섭게 속도가 붙는다. 전기차 수준의 최대토크가 피부에 와닿는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은 6.3초 소요된다. 120km/h 이상에서도 고속 안정성이 좋다.



포천 비둘기낭폭포로 이동하는 와중에가벼운 고갯길을 만났다. 스포츠 모드 세팅을 유지한 채, 코너를 공략했다. 공차중량 2271kg의 거구를 갖췄음에도몸놀림이 가볍다.



에어 서스펜션의 도움으로 차고를 낮추고 서스펜션을 성격을 단단하게 바꾼덕에 신발끈을 꽉 조인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일정 수준의 롤은 허용하지만 탑승객에게 불안감을 전해줄 만큼 휘청대지 않는다.



코너링에서 후륜 조향이 주는 안정감은 상당하다

이와 더불어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과 끈적한 타이어가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은 쉽게 말해 '후륜 조향'이다. 37km/h 이하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해 코너링에서의 안정감을,37km/h 이상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회전해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을 높인다.



타이어는 흔히 스포츠카에 쓰이는 피렐리 피제로다. 전·후륜 타이어 폭이285mm이며트레드 웨어가 220이다. 코너링에서 안정감을 줄 수밖에 없는 세팅이다.



트래블 어시스트의 완성도는 높다

폭스바겐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트래블어시스트'는 차간 거리 유지와 차로 유지 보조를 지원한다. 특히 선행 차량과의 차간 거리 유지가 섬세하다.



제동과 가속이 급격하지 않아 탑승객에게 안정감을 더해준다. 이와 더불어스티어링 휠에 정전식 센서를적용한만큼 중간중간 일부러 스티어링 휠을 흔들 필요도 없다.



491km를 시승하며 평균 연비는 10.0km/L를 기록했다. 퇴근길과 광복절을 낀징검다리 연휴의 영향으로 고속 항속 주행보다 정체길을 잦게 마주한 탓에공인 복합 연비10.8km/L에 못 미치는 연비를 보였다.



놀라운 건 491km를 달렸지만 여전히 660km를 더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동안 잊고 있던 디젤 파워트레인의 강점이 돋보인다.



투아렉은 운전자에게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폭스바겐이 1억이라고,미쳤어'’라는 소비자의 반응이 쏟아지는 와중에도폭스바겐이 자사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차 브랜드라고하면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보다 어딘가 뒤처진다는 이미지가 박히기 십상이다.



투아렉존재만으로폭스바겐이라는 대중차 브랜드를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게 한다. 오히려한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제네시스가 넘어야 할 벽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투아렉MLB Evo 플랫폼은 아우디 Q8, 포르쉐 카이엔,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 등에 적용된다. 사실상 투아렉은 이들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투아렉은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의 화려함은 내려둔 채, 온전히기술력으로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한다.



투아렉을 타보기도 전에 ‘폭스바겐이 1억이라고'라는 말을 뱉는 건 섣부르다. 일단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면 투아렉에 녹아든 기술력을 온 몸으로 느끼며1억이라는 가격에 고개를끄덕일 수밖에 없다.





한 줄 평

장 점: 포르쉐 카이엔, 람보르기니 우라칸, 벤틀리 벤테이가뿌리 그대로

단 점: 폭스바겐 엠블럼..타인의 시선을 신경쓴다면 더욱 크게 다가올 단점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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