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시간 평균 100GW(기가와트)가 이제 일상적인 상황이 됐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3시 1시간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203GW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8월 7일(100.571GW)과 8일(100.254GW)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전력 사용량 추정치다.
전력 총수요 추계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내 수요'와 함께 태양광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모두 합한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의 정확한 출력량을 집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측 오차를 고려해 총수요 추계치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력 총수요에서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지난 7일 총수요에서 태양광 출력은 17.662GW로 추계됐으며, 비중은 17.6%에 달했다. 같은 날 총수요와 전력시장 수요 간 차이는 12.453GW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량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은 전력 계통 운영에 부담이 되는 변수다. 만약 태양광 발전량이 초과 생산되면 원자력 발전소 등의 출력 제어를 해야 하고, 반대로 날씨가 나빠져 태양광 출력이 예상을 밑돌면 급하게 다른 전원에서 이를 보충해야 하는 등 전력의 공급을 조절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더불어 AI 확산과 함께 전기차,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인한 신규 전기 수요가 더 증가할 것은 자명한 상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요지에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을 확충해야 하는 것도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이 몰려있는 수도권이 전력의 주요 소비처인데 반해 신재생에너지는 주로 지방에서 생산되면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정상화와 함께 전력망 적기 확충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각종 연기금을 통한 공공투자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