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60대 여성 A씨는 병원에서 기초 측정을 위해 혈압을 확인하던 중 2기 고혈압에 해당하는 170/100mmHg의 수치가 나왔다. 평소 혈압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담당 의사는 A씨에게 가정에서 매일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일지를 작성할 것을 권했다. 얼마 후 혈압일지를 가지고 다시 병원을 찾은 A씨는 고혈압 전단계인 평균 125/80mmHg의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으로 구분되며, 이 두 수치의 조합에 따라 고혈압의 단계가 결정된다. 수축기 혈압이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이 80mmHg 미만일때 정상이며, 140/90mmHg 미만이 고혈압 전단계, 160/100mmHg 미만이 1기 고혈압, 그 이상이 2기 고혈압으로 가장 심각한 단계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가정혈압이란 자택에서 자신의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병원에서의 일회성 측정과 달리, 자신의 일상적인 혈압 변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자신의 혈압 변화를 꾸준히 관찰함으로써, 고혈압 관리에 대한 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 또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의사에게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의 기준을 확립하기 용이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의 주형준 교수는 "가정혈압 측정은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협심증, 심부전 및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확한 평소혈압을 파악해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혈압일지를 수기로 작성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불편함을 초래했으나, 최근에는 혈압 결과를 모바일에 입력하거나 사진으로 찍기만 하면 자동으로 기록되고 추세를 보여주는 환자용 앱 및 의료진용 웹 플랫폼이 개발되는 등 편리한 관리 방법이 등장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는 순환기내과, 신경과, 신장내과 등 혈압과 관련된 질환을 진료하는 의료진들과 환자들이 앱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환자는 앱을 통해 일지를 작성하고 외래 방문시 진료실에서는 담당 의사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주형준 교수는 "수기 작성 시에는 의료진이 가정혈압 수치들을 일일이 파악해 분석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앱을 활용하면 플랫폼을 통해 의료진에게 다양한 분석결과가 제공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환자 맞춤형 혈압관리 및 처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