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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보다 몰입할 나만의 공간은 없다..렉서스 LM 500h 4인승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7-29 08:07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2열에서 이보다 럭셔리한 엔터테인먼트를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네모난 차내 씨어터에서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런 매력이 렉서스 LM이구만”



렉서스코리아가 출시한 플래그십 MPV LM 500h 4인승 시승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느낀 소감이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인 신차 시승인 운전석보다는 2열 럭셔리 좌석에서 더 많은 LM의 가치를 마주했다.

2열 VIP석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4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에 마크레빈슨 3D 서라운드 사운드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웅장한 음량으로 들었다. 이보다 황홀하게 합창을 들어본 기억이 없을 정도다.



렉서스코리아가 한국에 처음 출시한 LM 500h는 2세대 모델이다. 그동안 LM은 렉서스의 주요 시장인 북미가 아니라 주변 시장인 중국, 대만, 동남아에서 인기다. 이런 이유로 LM 500h는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연간 1000대를 바라 볼 정도로 큰 시장이라서다.



특히 LM 500h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오치하타 마나부 개발 총괄(치프 엔지니어)과 기타즈미 히로야 치프 디자이너의 진지하고 열정 어린 자세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더 느낄 수 있었다.

LM 500h 4인승은 운전석보다는 역시 2열이 핵심이다. VVIP가 탑승하는 공간이라서다. 그래서인지 렉서스코리아는 가장 먼저 시승 코스를 2열 탑승으로 잡았다. 기사분이 운전을 하면서 2열의 안락함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의도다.



2열 실내에 들어서면 전고에서 오는 개방감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시트에 착석하면 대형 세단에서 볼 수 없는 네모형 극장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야에 보이는 것이 직사각형 디스플레이와 1열 운전기사와 대화할 수 칸막이 유리창 뿐이라서일까. 출발뿐 아니라 고속 주행에서도 어떤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노면 요철 소음이 살짝 유지될 뿐이다.



2열 시트 팔걸이 덮게 아래에는 폴딩 테이블이 숨겨져 있다. 작은 노트북을 올려 놓고 업무를 보기에 딱 맞는 사이즈다. 토요타 알파드 것과 동일한 크기로 재질만 조금 더 고급스럽다.대형 중앙 오버헤드 콘솔 독서등이나 다용도 오픈형 수납공간 역시 알파드와 동일하다.



4인승 LM 500h의 뒷좌석은 앞뒤로 이동하지 않는다. 여유로운 공간과 편안한 좌석이 콘셉이다. 여기에 일본어로 화살 깃을 뜻하는 야바네(Yabane) 패턴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우드그레인 디테일 디자인이 무척 고급스럽다. 백미는 마사지 기능이다. 거의 180도 누워서 전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승차감은 연신 탄성이 흘러나온다. 기대 이상으로 편안하다.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파티션은 진정한 퍼스널 모빌리티 공간의 완성이다. 터치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리모콘으로만 조작이 가능하다. 1열과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는 디밍 및 수직 개폐 기능을 갖춘 파티션을 적용해 2열 탑승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파티션에는 흡음재가 적용됐다. 앞뒤 좌석 간 대화나 음악 등을 차단할 수도 있다.



2열 2명의 탑승객은 좌우 화면 분리 기능을 통해 개별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아래에는 2단계로 온도 조절 가능한 전용 냉장고와 개별 글로브 박스, 우산 거치대 등 편의사양을 더해 거실 같은 느낌을 준다.시트는 모션 캡쳐 기술을 기반으로 탑승객의 신체 움직임을 세세하게 분석하여 개발했다.



시트의 흔들림을 억제하기 위해 쿠션 프레임과 레그 프레임 사이에 방진고무를 설정해 진동을 줄였다. 세계 최초로 신체 부위별 공조 기능을 탑재했다. 탑승객의 체온을 감지해 부위별로 필요한 공조까지 가능하다.



핵심인 2열을 먼저 살펴봤다. 이번에는 디자인이다. LM 500h는 지난해 국내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토요타 미니밴 알파드를 기본으로 개발한 차량이다. 알파드 디자인을 처음 접했을 때 상당히 기괴한 부분이 많았다. 익숙해지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엘레강스한 LM 디자인을 위해 알파드를 다소 과격게 디자인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미니밴은 박스카 스타일을 벗어날 수 없다. 날렵하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뽑아내기 어려운 차종이다.아무리 디테일로 기교를 부려도 박스카는 박스카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LM 500h는 이런 예상과는 완전 딴판이다. ‘엘레강스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첫 눈에 느낄 수 있다.

LM 기타즈미 히로야 치프 디자이너

LM 개발 총괄 오치하타 마나부 치프 엔지니어



기타즈미 히로야 치프 디자이너는 “전면 스핀들 그릴의 경우 바디까지 확장한 스핀들 바디를 적용해 멀리서 보더라도 렉서스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며 “VIP가 탑승할 때 가장 자주 보게 되는 옆면은 쇼퍼 드리븐 차량이라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루프와 벨트라인, 도어라인을 수평으로 깊게 끌면서 A필라와 D필라를 블랙 아웃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한다.



디자인 콘셉은 ‘품격 있는 우아함(Dignified Elegance)’이 키워드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독자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익스테리어라는 얘기다.외관은 렉서스 아이덴티티인 ‘스핀들 보디’ 바탕이다. 차체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전면부의 심리스 타입 그릴은 그릴 자체의 느낌보다는 전체 패널과 어우러진 보디로 느껴진다.

날렵한 헤드램프가 포함된 상단부는 크롬 도금 마감해 다소 심심해보이는 전면에 강인한 요소를 전달한다.옆면은 LM 디자인의 백미다. VIP가 탑승할 때 가장 자주 마주하는 디자인이다. 심플하지만 엘레강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다가온다. 안정감을 연출하는 측면의 수평 루프와 사이드 몰딩 및 낮고 길게 뻗은 벨트라인이 대표적인 요소다.



후면은 리어 필러와 콤비네이션 램프로 이어지는 흐름이 단순한 사각형 트렁크 도어를 뛰어 넘는 디자인으로 승화됐다. L자형 시그니처바 램프 상단에 램프를 추가해 우아함을 강조한다. 전동 트렁크 도어는 개폐는 특이하게 좌우 옆면에 숨겨진 작은 버튼으로 조작한다. 일반적으로 도어 중앙 하단에 달린 버튼은 비상시에만 사용한다. 전동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전석에 올랐다. 예상보다 넉넉하고 럭셔리함에 놀랐다. LM 500h 4인승 운전석은 말 그대로 기사 전용석이다. 마사지 기능은 달려있지 않지만 통풍부터 열선까지 기본 편의장비는 충분하다. 여기에 종종 장시간 대기해야 할 수 있는 시트다. 2열과 단절한 벽이 있지만 예상보다 등받이가 꽤 뒤로 젖혀진다.



1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세심함에 더했다. 렉서스의 환대를 의미하는 ‘오모테나시’를 담고 있다. 운전석은 차와 운전자가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타즈나(Tazuna)’ 콘셉트를 적용했다. 2열 탑승객과는 버튼을 통해 칸막이 창문을 열고 의사소통을 한다. 별도의 스피커는 마련하지 않았다.



리얼 우드 스티어링 휠은 LM 운전석의 백미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렉서스 일반 모델과 공유한다. 14인치 터치형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그것이다.



파워트레인은 2.4리터 D-4ST 엔진과 e-Axle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68마력을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와 DIRECT4 AWD 시스템을 통해 앞뒤 100:0에서 최대 20:80까지 토크 배분이 가능하다.



LM 개발 총괄 오치하타 마나부 치프 엔지니어는 “2열 탑승객의 머리가 흔들리지 않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존 서스펜션에 기계식 밸브를 추가해 LM 전용 서스펜션을 적용했다”며 “처음 에어 서스펜션도 고려했지만 미니밴 실내에 영향을 줘 배제하고 전자식 서스펜션을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결합해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4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스포츠 지향성이 강한 파워나 응답성을 위주로 개발한 것으로 크라운, 렉서스 RX에 같은 유닛을 사용하고 있다”며 “LM은 전후좌우 구동력 배분을 통해 최적의 승차감을 만들고 강력한 리어 모터 토크를 이용해 심리스한 가속을 목표로 별도로 튜닝을 통해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행에 나섰다. 주행성능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368마력이 제대로 차체에 전달된다. 롤링이나 피칭이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회생제동을 이용해 최소화되는 것을 운전 내내 느낄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부드러우면서 정확하게 작동하는 브레이킹이다.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상당히 부드럽게 충격이 전달된다. 이에 대해 오치하타 마나부 치프 엔지니어는 “강력한 리어 모터의 회생제동을 통해 부드러운 브레이킹이 가능해졌다”며 “제동시 운전자의 브레이크 조작에 따라 전후륜 제동력 배분을 최적화해 롤이 발생하면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발생시켜 코너링 흔들림을 억제하는 롤 컨트롤 기능도 렉서스 최초로 탑재했다”고 덧붙였다.



1열 정숙성은 2.5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 토요타 알파드보다 훨씬 조용하다. 흡음재 및 특수 접착제 사용으로 NVH를 최적화했을 뿐 아니라 신형 2.4터보 하이브리드가 오래된 2.5하이브리드의 다소 거북한 소음이라는 단점을 제대로 커버한 것이다.



주행 중에 특히 렉서스 최초로 적용한 리어 컴포트 모드가 인상적이다. 전자식 서스펜션(AVS)의 감쇠력 특성을 뒷좌석 승차감 우선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가속 및 제동 성능을 통합 제어해 가감속 시 차량 자세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한다는 것.



연비는 2.5톤에 달하는 중량으로 인해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2.4 터보 하이브리드가 강력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10km/L를 넘기기 쉽지 않다. 시내 주행만 주로 한다면 10km/L가 겨우 나온다. 고속도로에서 가속을 하면 금새 한자리수로 떨어진다.



LM은 럭셔리 모빌리티 공간을 제공하고자 개발된 플래그십 MPV 차량이다. 시승을 하면서 내내 렉서스카 추구하는 나만의 공간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조화와 균형이다. 럭셔리한 소재로 무장한다고 해서 최적의 공간이 생길 수 없다.



탁월한 주행성능부터 편안한 승차감에 어울리는 정숙함, 쾌적한 실내 공기, 예상을 뛰어넘는 주행성능이 제대로 버무린 육회 비빔밥을 연상시킨다. 적어도 VIP 의전용으로LM을 뛰어넘을 경쟁 모델은 국내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승차감은 물론 최고지만 미니밴 특유의 공간감과 쾌적함은 따라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당분간 LM을 국내 도로에서 자주 마주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LM 500h는 4인승 로열 가격은 1억9600만원이다. 6인승 이그제큐티브 그레이드는 1억 4800만 원이다.





파주=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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