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은 여행과 휴식의 중간 그 어디쯤 있는 곳이다. 산과 물이 좋고, 바람도 좋아 예로부터 국내 내륙 대표 여행지로 명성을 떨쳤다. 갈수록 자극적인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잠시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자체 본연의 매력은 여전히 그대로다. 오히려 한적함이란 옷을 입고 최근 치유와 힐링을 비롯해 숨겨두고 싶은 여름 여행지로 매력을 발산 중이다. 높은 고도에 위치,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와 구름도 쉬어가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은 오랜 시간을 보내며 더욱 성숙해졌다. 가족과 함께하면 좋은 곳, 제천의 여름은 지금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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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천주교사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성지다. 신유박해(1801)때 많은 천주교인이 배론 산골로 숨어들어 살았는데 그들은 옹기장사로 생계를 유지했다. 황사영이 당시의 박해상황과 천주교 신도의 구원을 요청하는 백서를 토굴 속에 숨어 집필한 곳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성 요셉 신학교가 소재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에 이어 두 번째 사제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묘도 여기 있다. 배론이란 지명은 골짜기가 배 밑바닥 모양을 닮아 한자 새김으로 주론이라 불리다가 언젠가부터 배론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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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슬로시티는 2012년 10월 제천 수산면과 박달재를 중심으로 국제슬로시티연맹의 공식 인증을 받아 느림의 가치 실천을 추구한다. 거점지역인 수산면은 청풍호와 금수산, 가은산, 옥순봉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고 있고 각종 민물어류와 약초, 잡곡 등을 활용한 슬로푸드를 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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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을 보다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케이블카와 유람선을 이용하는 게 좋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위치한 해발 531m의 명산이다. 청풍호 비봉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짙푸른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넓은 바다 한가운데 섬에 오른 기분이다. 제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구름 위의 놀이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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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은 멋과 맛의 고향이다. 수려한 풍경에 비해 유명세는 덜하지만, 미식 여행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제천에 방문했다면 묻고, 따지지도 말고 약채락에 몸을 맡겨도 좋다.
약채락은 '약이 되는 채소의 즐거움', '약이 되는 음식을 먹으니 즐겁다'는 뜻을 품고 있는 제천의 대표 음식 브랜드다. 제천 약채락 음식은 대표 4대 약념을 사용해 풍부하고 건강한 제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4대 약념이란 황기를 사용해 24시간 숙성한 약간장, 제천 대표 약채인 당귀를 사용해 만든 약고추장, 양채를 활용한 약초페스토와 뽕잎으로 만든 약초소금을 말한다. 성현한정식을 비롯해 바우본가, 예촌, 노다지맛집, 원뜰에서 약채락을 즐길 수 있다. 성현한정식의 경우 갈비찜과 떡갈비의 맛이 뛰어나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