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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가맹주 갈등' 고민 커진 CU…간편식 발주 방식 변경 두고 '잡음'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4-05-31 08:33


편의점 CU가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고 있다. CU가 간편식 입고 시간 연장 방안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다. 가맹점주들은 일방적 의사 결정에 따른 간편식 폐기 비용 전가라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소위 '갑질 논란'이다.

간편식은 최근 편의점의 주요한 매출 확대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다만 개별 가맹점이 예측 수요를 바탕으로 발주(본사에 주문)를 해야하는 구조로, 폐기 비용 및 조기 소진 등의 문제는 가맹점주의 몫이다. 입고 시간이 연장되면 예측 수요에 변수가 커지고,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가맹본부가 예측 생산에 따른 재고 폐기 등 비용 부담을 가맹점주에 전가하기 위한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CU가 가맹점주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만큼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본사 앞 시위 "부당 강요 행위, 가맹사업법 위반" 지적

편의점업계와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에 따르면 CU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24시간 연장 방안을 철회하고 현재의 당일 발주-입고 시스템을 유지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30일부터 도시락 등 간편식의 점포 입고 시간을 24시간 연장 방안을 막기 위한 저지 투쟁이다.

가맹점주협의회가 발주 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의 경우 가맹점주가 오전 10시까지 간편식을 본사에 발주하면 당일 저녁에 입고가 됐다. 변경이 되면 오전 10시에 물량을 발주하면 다음 날 저녁에 입고가 된다. 물량 입고 기준 24시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서 시간은 변수다. 예측 발주를 얼마만큼 하는지에 따라 수익성에 영향을 받는다. 폐기 비용 증가와 재고 소진 등 문제로 직결된다. 편의점 간편식은 계절과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이 있다. CU가맹점주협의회가 '당일 발주-입고'의 기존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입고 시간이 연장되면 전날 실적 바탕이 아닌 예측 발주를 해야 한다"며 "이틀 전에 발주해야 하는 구조로 바뀐다면 매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근거로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4일까지 전국의 CU 매장 801개, 점주 7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복수 응답)에서 97.3%가 24시간 연장을 반대한 점을 들었다. 반대 이유는 판매기회 로스(79.1%), 폐기증가(78.3%), 발주의 어려움(74.2%), 점포 경쟁력 저하(52%) 등이 꼽혔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발주 물량을 예상해 생산한 간편식 재고의 관리 부담을 가맹점주에게 전가하는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간편식 납품 방식을 변경하는 이유는 BGF리테일의 계열사인 BGF푸드와 투자회사 등이 재고 처리 비용 절감으로 연간 수십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맹점주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본사 마음대로 결정, 가맹사업법이 규정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부당 강요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BGF리테일 "간편식 품질 향상, 기회 손실 줄일 수 있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CU가맹점주협의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주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간편식 배송 체계 변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른 배송 지연, 상품 결품 등의 가맹점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간편식 배송 체계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배송 체계 변경 시 안정적인 생산시간 확보로 간편식 품질 향상, 배송 시간 안정화, 기회 로스 감소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송 체계 변경에 따른 초기 운영 안정화를 위해 별도의 폐기 지원제도 도입 및 매출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 등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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