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봄꽃 사이를 걷고, 뛰고, 놀고 싶은 건 남녀노소 한마음이다. 그래도 사람이 북적이는 건 싫다. 사람에 치여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못하는 봄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다. 한적한 곳을 원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사람보다 봄꽃이 많아야 제대로 된 봄을 느낄 수 있다면 올해 봄나들이는 '성공적'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 만한 봄 길 중에서 몇곳을 추렸다. 강을 따라 흐르는 꽃잎을 볼 수 있고, 이름 모를 봄꽃이 반기는 그런 곳이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이니 지금 당장 떠나보자.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름답고, 여운은 긴 곳이다.
|
|
|
충북 단양의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단양 느림보유람길의 1구간으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km의 산책코스다.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천을 따라 화강암과 사암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단양팔경으로 꼽히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이 차례로 등장한다. 봄을 느끼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신선이 이 세 곳 암반지대의 절경에 취해 노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는 나만의 봄 여행에 스토리를 더한다. 자연휴양림과 펜션, 오토캠핑장 등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장점이다. 이 밖에도 소선암, 은선암, 특선암 등 길 따라 만나는 절경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봄에는 새색시의 발그레한 뺨처럼 아름다운 진달래와 철쭉이 풍성하다.
중선암에서 약 1km 남짓 걸으면 단양의 명산 도락산과 월악산국립공원 단양분소가 나온다. 국립공원 정보도 얻고 잠시 쉬어갈 장소로 제격이다. 봄을 만끽할 준비가 됐다면 선암계곡 물길을 거슬러 걷다 보면 봄기운에 흠뻑 취한다.
|
단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단양 읍내, 남한강,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까지 눈에 넣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고기생태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에선 단양의 비경을 배경으로 한 수조를 만난다. 태고의 신비를 느낄 석회동굴인 고수동굴도 놓칠 수 없는 단양의 여행지다.
|
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전북 임실이다. 산이 많고 물이 많아 봄의 전령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산의 신록, 섬진강의 개나리와 옥정호의 물안개는 겨우내 잿빛이었던 마음을 화사한 설렘으로 물들인다.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사선대는 봄날의 정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관촌면 관촌리에 자리한 사선대는 임실 주민의 오래된 휴식 공간이자 전국에서 꾸준히 방문객이 드나드는 임실 대표 명승지다. 사선대란 '네 신선이 노닌 곳'이라는 뜻을 품은 곳이다.
|
|
나주에 많은 여행지가 있겠지만, 체육공원을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열린 공간으로서 누구든 편안하게 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영산포 일대를 아우르는 나주시민들의 쉼터다. 영산교와 영산대교 아래 위치한 약 13만㎡ 너비의 공원으로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 트랙 등을 갖췄으며 전용 주차장이 있어 접근성도 빼어나다. 봄에는 유채꽃이 공원을 물들인다. 영산교 위에서 보면 노란색의 거대한 카펫이 펼쳐진다. 특히 동섬은 영산강의 작은 섬으로 한층 호젓하고 낭만적이다.
|
인근에는 영산포철도공원이 있다.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 무료 체험 시설이 많다. 고샅길은 옛 나주읍성 주변을 유유자적하며 산책할 수 있는 코스다.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는 나주혁신도시의 대표 휴식처와 랜드마크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