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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의 윤리경영에 다시 한번 빨간불이 켜졌다. 엄태관 대표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익 추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1년 말 자금관리 직원의 횡령 사고 이후 윤리경영을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와 함께 경영 투명성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의 불법행위를 관리·감독해야 할 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만큼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경제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윤리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증선위, 내부정보·차명계좌 활용 등 적발
증선위는 엄 대표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함께 거래에서 발생한 단기 매매차익을 회사에 반환토록 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해 현재 상장사는 아니다. 다만 엄 대표의 혐의 시기가 상장사 시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 대표는 2017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회사를 이끌고 있다.
증선위는 "내부자가 내부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 행위 등을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한 경우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점은 엄 대표의 혐의 시점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0억원대 직원 횡령 시점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윤리경영을 위한 내부 관리·감독 시스템 자체가 회사 전반에 걸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횡령직원은 재무관리팀장으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5차례에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총 2215억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입 등에 썼다. 해당 직원은 법원 1심에서 징역 35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고, 지난 1월 열린 2심에서도 형량이 유지됐다.
엄 대표의 혐의가 검찰 조사 결과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주요 경영진(내부통제에 대한 책무가 주어진 책임자)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직원 횡령 문제 발생 이후 엄 대표가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밝혔던 만큼, 그동안 윤리경영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이 공염불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ESG '↑'…실적 개선 '찬물' 우려도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각각 1조2083억원, 2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7%, 3.5%가 늘었다. 실적 견인은 해외 매출이 이끌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17년 처음으로 50%를 돌파한 이래 매년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해엔 66%까지 올랐다. 해외 매출액은 7956억원으로 17.5%의 성장률을 보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적 발표와 함께 향후 매출 비중을 더욱 늘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목표 달성을 위해선 경영 투명성 및 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내부 관리 시스템의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세계적으로 ESG경영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경영진의 윤리경영과 공정무역에 대한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와 관련해 "내부통제나 준법관리 시스템, 직원 교육 등을 모두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 대표의 사익 추구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조사 중인 사안으로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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