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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상금 2000만 달러(한화 약 266억)의 상금을 걸고 더트 최강 경주마들이 격돌한 '제5회 사우디컵(G1)'이 현지시각 기준 지난 24일 오후 8시 40분,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아지즈 경마장'에서 열렸다. 총 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무려 1000만 달러를 획득한 우승의 주인공은 미국의 '세뇨르 부스카도르'. 우승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던 이 말이 인기마 우스바 테소로를 코 차이로 제치고 얻어낸 짜릿한 승리였다.
한편 지난해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마이자 이번 사우디컵 최고 인기마였던 '화이트 아바리오'는 경주 초반 선전하는 듯 보였으나 결승 직선주로에서 힘이 빠진 채 10위에 그쳤고, '화이트 아바리오'에 대한 일부 권한을 획득해 자신의 마주 복색을 입히며 우승을 염원한 '압둘 라흐만 빈 파이살' 사우디 왕자는 우승의 기쁨 대신 씁쓸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우디컵 경마 주간에는 코리아컵&코리아 스프린트에서 한국 경마팬에게 이름을 알린 경주마도 다수 출전했다. 작년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마로 이번 리야드 더트 스프린트(G3, 1200m)를 석권한 일본의 '리메이크'가 한국 경주 출전 당시와 동일하게 카와다 유가 기수와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경주 초반 잠시 하위권으로 밀리는 듯했지만, 직선주로 들어서며 폭발적인 파워로 추입에 성공해 앞서가던 미국의 '스켈리'를 가뿐히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개최된 리야드 더트 스프린트 총 5회 중 3회에서 일본마가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사우디컵은 문화부 알 므네파 컵(G1, 2100m), 오바이야 아라비안 클래식(G1, 2000m) 등 총 17개 경주가 3760만 달러의 총상금을 걸고 펼쳐졌다. 그 중 하이라이트 경주인 사우디컵(G1)에 무려 2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리며 전 세계 최고 상금 경마대회의 위상을 뽐냈다. 베팅을 금지하는 이슬람 문화 특성상 마권을 발매하지 않지만, 100명 이상의 사우디 신진 디자이너 작품으로 이루어진 패션쇼나 각종 전시회, 사우디 음악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사힐(Saheel) 라이브 공연'을 통해 사우디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등 경마와 문화예술의 유기적 결합을 선보이며 세계적 수준의 경마축제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