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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각한 공동주택용지의 분양대금 연체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택지별로는 파주 운정지구의 연체규모가 7개 필지, 약 5439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연체금액의 3분의 1을 넘게 차지했다.
인기 택지로 분류되는 성남 복정1지구의 2개 필지도 2962억원이 미납됐고 인천지역 검단·영종·청라 등 11개 필지에서 2253억원, 화성 동탄2지구는 5개 필지에서 1758억원이 각각 연체됐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분양을 시작한 공동주택 63개 필지 중 20%가 넘는 13개 필지가 팔리지 못했다. 화성 동탄2 연립주택 부지와 인천영종, 고양창릉 등 일반 아파트 분양용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작년 말 기준 미매각 용지는 총 32개 필지로 늘었고, 미매각 대금도 총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택지 연체 규모가 커지고, 미매각 토지가 늘면서 부실사업장 인수 등 LH의 공적기능 확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과 연초 대통령 주재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등에서 3기 신도시 건설과 5년 내 '주택 270만가구+α' 건설 등 LH의 공적기능을 대폭 확대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사의 사업부지를 LH가 매입해 직접 시행 또는 매각하고, 3기 신도시 주택 조기 착공 및 공공투자 조기집행 등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초 건설 경기 연착륙을 위해 LH의 공적기능을 강조하던 정부의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공사채 발행이 필수인데 현 상황에서는 LH의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LH는 2020년 논란이 됐던 땅 투기 사태 이후 재무 구조 개선에 노력해 작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을 219.8%까지 줄였다.
지난해 6월 말 기획재정부가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PF 부실사업장 인수 등을 위해서는 부채 증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LH는 3기 신도시 보상 등을 위해 약 11조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채권 발행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LH가 현재 지고 있는 부담이 과도해 공적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H가 자체사업을 위해 연 35조∼40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데 지난해 택지 중도금이 연체되고 미매각 토지가 누적되면서 자금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것이다.
즉 LH가 공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고려해 재무위험기관에서 제외하는 등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