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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다, 동시에 즐긴다…전북 부안의 늦가을, 단풍도 한창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11-08 10:50 | 최종수정 2022-11-16 08:12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늦가을의 마지막을 즐기기에 11월 짧다. 바쁜 일상에 쫓겨 제대로 느끼지 못한 가을 색의 향연이 아쉽다.

늦게나마 단풍 구경에 나서볼까 했지만 북적이는 사람들이 머릿속을 채운다. 가족과 오붓하게 떠날 수 있는 늦가을 여행지를 소개한다. 가을 단풍과 바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 전북 부안이다. 해가 지는 서쪽에 있어 석양도 일품이다. 붉은 석양은 늦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가족 단위 여행도 좋고, 나 홀로 여행이라도 즐겁다. 부안의 가을은 아직 즐길거리가 많다.


◇가을 내소사 풍경.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가을 색의 향연, 내소사·격포항

가을 하면 단풍이다. 입동이 지났지만 부안에서는 아직 가을만의 오색 향연을 즐길 만한 곳이 여러 곳이다. 단풍 명소 중 단연 으뜸은 내소사다. 내소사는 변산면 내변산로 232에 있다.

내변산은 변산반도의 산악지대를 뜻한다. 최고봉인 의상봉은 500m 남짓으로 높지 않지만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첩첩한 산과 골짜기와 함께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많아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내소사는 내변산에 있는 절이다. 내소사의 매력은 한적함이다. 넓은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이어지는 길은 단풍 시즌에도 웬만해서 북적이지 않는다. 인근 주요 단풍 명소에 비해 알려지지 않아 현지 지역주민과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 매표소를 지나 내소사로 향하는 길은 이국적인 느낌이다. 흡사 독일의 슈바르츠발트를 연상케 한다. 슈바르츠발트는 '검은 숲'이라는 뜻으로, 하늘로 높게 뻗은 전나무가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다. 내소사의 봄, 여름은 슈바라츠발트처럼 전나무에 가려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 준다. 가을에는 푸른 전나무와 울긋불긋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늦가을까지도 초가을 느낌을 품고 있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5~10분 남짓 걸으면 새로운 세상이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동시에 넓은 내소사의 입구는 밝은 느낌이다. 내소사의 중심은 대웅보전이다. 천왕문을 시작으로 눈에 띄는 한옥 기와의 곡선과 병풍처럼 서 있는 완만한 산자락, 가을 색감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장관이다. 단청을 하지 않아 절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완벽한 것에는 과함이 없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다. 나무를 꿰맞추는 형태로 만들어진 하나의 예술품이다.


◇단풍과 함께 바다마을 풍경이 인상적인 격포항.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산에서 부안의 가을을 느꼈다면 격포항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자동차를 이용해 25~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가는 길은 해안도로를 끼고 있어 탁 트인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격포항은 고군산군도의 해상교통 중심지다. 작은 항이지만 단풍과 함께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다. 격포항에 들어서면 보이는 게 기암괴석이다. 산책로도 잘 구성되어 있다. 방파제를 따라 요트마리나까지 이어진 데크길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신비의 길이다.


격포항까지 둘러봤다면 인근 수산물 시장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넓은 바다를 풍경 삼아 즐기는 신선한 해산물에 입이 즐겁다.


◇노을이 시작될 무렵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적벽강 모습.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붉은 바다 인상적' 채석강, 적벽강

열심히 걷고, 먹고 하루의 절반 이상이 지나면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러나 부안의 늦가을은 볼거리가 많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가능하다는 게 포인트다.

격포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채석강과 적벽강은 해 질 녘이 아름다운 곳이다. 자동차를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낮에 간다면 낮에만 볼 수 있는 매력도 있으니, 인근에서 1박을 하는 여행자라면 비교해 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적벽강은 바다를 끼고 있는 절벽과 독특한 모양의 암반으로 펼쳐진 해안선 2Km를 통칭한다.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 이름이 붙여졌다. 붉은 노을이 바위에 반사되었을 때 만들어 내는 색감이 일품이다. 20~30분이면 적벽강의 몽돌을 비롯해 다양한 곳을 즐길 수 있지만, 노을은 멍하니 앉거나 서서 봐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단풍 옷을 입은 기암절벽과 바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채석강.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채석강의 해 질 녘도 적벽강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곳이 채석강이다. 채석강은 셰일 단층이 우선 유명하다. 중국의 명시인 이태백이 밤에 뱃놀이하며 술을 즐기다 강물에 비친 달을 잡기 위해 물어 뛰어들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풍경이 비슷해 이름이 붙여졌다. 모래사장이 아닌 암반을 시작으로 탁 트인 바다, 단풍옷 곱게 입은 기암절벽, 붉은 노을까지 더해지면 고독함과 쓸쓸함, 아쉬움 등 복잡한 늦가을만의 감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청자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부안청자박물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시간 여행 속으로' 부안청자박물관, 미당시문학관

부안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시간여행이다. 2011년 개관한 부안청자박물관은 가족,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건물 자체부터 청자를 연상시키고,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다. 전시품부터 영상관람,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던 청자 무늬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청자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여행에서 보고 듣는 것보다 많은 추억을 만들어 내는 게 체험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시 국화앞에서가 살아 숨쉬고 있는 미당(서정주)시문학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미당시문학관은 가을의 감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다. 시인 서정주의 고향인 부안면 선운리에 세워진 기념관으로 생가와 묘역도 근처에 있다. 미당시문학관은 선운초등학교 봉암분교를 개조해 지난 2001년에 개관했다. 미당의 기념품과 유품을 전시하고 있고, 곳곳에 서정주의 시구가 새겨졌다. 가을을 대표하는 시 '국화 옆에서'도 볼 수 있다. 미당시문학관까지 가는 길에 국화 그림이 많은 이유도 그래서다.

몸과 마음의 휴식, 소노벨 변산

제대로 된 여행의 마지막은 휴식이다. 잘 봤으니 잘 자야 한다. 부안은 들렀다가는 여행지라는 인식 강해 대형 호텔과 리조트는 많지 않다. 펜션과 민박 등을 이용하는 게 가성비와 접근성 면에서 좋다.

그럼에도 불구,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소노벨 변산을 추천한다. 대형리조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을 즐길 수 있다. 워터파크는 기본이다. 서해안에 위치한 부안의 지리적 특색 반영한, 노을 즐기기다.

소노호텔앤리조트는 소노벨 변산 웨스트타워 루프탑(7층)에 코랄빛 선셋을 품은 루프탑 카페 '더 선셋(The Sunset)'을 운영 중이다. 더 선셋은 4인 이상 가족이나 커플 고객들이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오션뷰 프라이빗 존'을 비롯해 2~3인 소규모 모임에 유용한 '캐쥬얼 존', 루프탑에서 즐기는 피크닉 콘셉트의 '패밀리 피크닉 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오션&선셋 포토존' 등으로 구성됐다. 개별 콘셉트와 분위기를 살린 가구(테이블, 의자, 소파 등), 조형물(파라솔 등), 소품 배치로 석양을 보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조성했다.

더 선셋은 현재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운영되며, 좌석은 선착순으로 배정된다. 야외공간에서 운영되는 특성상 겨울시즌에는 운영되지 않아, 가을이 가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란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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