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아 알레르기 질환 Q&A] 성장·학교 성적에도 영향…원인항원 회피가 최우선 치료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9-30 09:40 | 최종수정 2022-09-30 09:40


알레르기 질환은 일종의 면역시스템 '오작동'으로 볼 수 있다.

보통사람에게는 전혀 문제없는 물질에 괴롭힘을 당하는 질환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다만 대상이 아이들인 경우 어른들보다 더 괴로울 수 있다. 또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도 쉬워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윤홍 교수와 함께 소아 알레르기 질환 관리와 치료법을 Q&A로 정리했다.

-알레르기비염, 천식,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은 소아와 성인에서 나타나는 질환이 다르다?

소아와 성인에게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은 다르지 않다. 다만 식품알레르기, 아토피는 주로 유아기에서 많고 학령기에 들어가면서 천식, 비염 등이 발생해 성인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나이에 따라 알레르기 질환 중에도 고생하는 질환의 종류가 다를 뿐이다.

또 질환이 소아기에 처음 발생하다 보니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알레르기가 만성 설사나 장염, 배탈 등으로 오인되거나, 알레르기비염으로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틱으로, 천식이 폐렴이나 감기 등으로 오인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엉뚱한 치료를 받으며 고생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아이들의 경우 알레르기비염과 감기의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또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도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구분법은?

질환의 지속 시간과 증상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코로나19는 소아의 경우 2~3일의 발열, 인후통이 선행되고 이후 기침이 생겨 1~2주 정도 지속한다.

반면 알레르기비염은 갑작스러운 재채기, 눈물, 콧물이 생기고 눈과 목의 가려움 등이 동반돼 몇 주간 이어진다. 대개 발열은 없고,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이나 상황이 정해져 있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국민 6명 중 1명이 알레르기로 진료를 받았다는 통계가 있다. 최근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실제 질환이 늘었다기보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되면서 검사를 받는 사람도 늘고 진단을 받는 사람도 늘었다고 보는 게 맞다.

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알레르기 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더불어 최근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를 위생가설(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면 병원체에 접촉할 기회가 적어져 면역체계의 대응능력이 약해진다는 이론)이나 환경 오염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물질을 피하는 건 쉽지 않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료는 어떻게?

알레르기 치료는 항상 원인 항원의 회피가 최우선이다. 검사상으로 확인되고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 같은 경우 비교적 제한이 쉽다.

반면 물리적으로는 회피가 가능하지만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동물의 비듬 알레르기인 강아지, 고양이가 문제가 되는 경우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집안에서 치울 수 있는 원인 알레르기라고 판단하지만, 보호자는 애완동물도 가족과 같이 여기기 때문에 아이의 증상이 악화해도 쉽게 동물과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정말 회피가 불가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 항류코트리엔제, 흡입용스테로이드 등으로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치료를 한다. 계절성으로 증상이 생기는 경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완치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근본적인 치료는 알레르기 면역치료다. 다만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알레르기로 힘들어하는 아이의 부모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알레르기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너무 일찍하면 소용없다거나 검사가 부정확하다고 잘못 알고, 증상이 심해진 후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아이가 감작(感作, sensitization)된 알레르기를 정확히 알면 생활패턴을 과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아이가 어떤 계절이나 환경이 힘든지를 알면 아이의 학교생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나의 알레르기가 생기면 다른 알레르기는 비교적 쉽게 생긴다. 예를 들어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던 아이가 성장하면서 꽃가루나 애완동물에 알레르기가 새로 생기는 경우다. 아이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상황의 노출에도 주의할 수 있다.

전윤홍 교수는 이어 "소아기는 평생 질환인 알레르기 질환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좋은 습관을 만들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청장년기가 편해질 수 있다"면서 "요즘 엄마들의 관심은 오로지 성장에 있다. 키를 몇 ㎝ 더 키우기 위해 많은 경제적, 시간적 노력을 들인다. 막상 알레르기로 아이가 밤새 가려워서, 코가 막혀서, 가슴이 답답해서 깊은 수면을 이루지 못하고 그로 인해 키가 크지 못한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밤에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한 아이가 수업시간에 졸고 집중력이 떨어져 결국 성적이 떨어지고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비록 알레르기 질환의 조절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분명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전윤홍 교수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