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한풀 꺾인데다 고물가·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TV 수요가 꽁꽁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도 이어졌다.
지난 3월 말 옴디아는 올해 연간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89만8000대가량 줄어든 2억1163만9000대로 예측한 바 있다. 이는 2010년(2억1000만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옴디아는 올 하반기 TV 출하량은 1억1642만6000대로 소폭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소비자리서치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10명 가운데 8명은 앞으로 3~6개월 동안 제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소비 패턴을 변경할 계획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증권업계 관계자역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특수 소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수요 급감으로 TV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TV 제조사들도 재고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스마트폰과 TV에 사용하는 패널의 신규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TV업계는 대신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옴디아 역시 시장 위축에도 OLE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시장은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재고 건전화 방안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를 위한 '액션 플랜'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에 더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 속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TV 전환과 수익성이 좋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