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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물 섭취] 하루 2리터는 잘못된 해석…한꺼번에 마시면 오히려 '독'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4-11 17:31 | 최종수정 2022-04-14 08:56


우리 몸의 약 70%를 차지하는 물.

물은 체온 조절, 영양소 전달, 세포에 산소 공급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너무 과하게 마시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물 섭취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물 섭취 하루 권장량, 성별·나이 따라 달라…한꺼번에 마시면 '독'

물 섭취에 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속설 중 하나가 하루에 2리터, 즉 8잔의 물을 매일 섭취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70여 년 전 미국 연구에서 나온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결과로, 건강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이후 연구에서 밝혀졌다.

실제로 우리 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2.5리터 정도인데 이를 꼭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의 경우 미국인에 비해 과일, 채소 섭취량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약 1리터 이상 된다.

따라서 평소 식습관에 따라 하루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람마다 체중과 연령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에 딱 몇 잔을 마셔야 한다고 적용하기보다는 본인의 몸 상태에 따라 물 섭취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2020년도 한국영양학회 연구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는 하루 900㎖ 이상, 여성의 경우 600~800㎖ 정도 물을 마시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몇몇 질환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엔 오히려 물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간경화, 신부전증, 심부전증과 같은 질환에선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복수, 폐부종, 전신 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물은 몸속에 들어와 2시간 정도 지난 후 소변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게 되면 콩팥 기능에 무리가 가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저나트륨은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경련뿐 아니라 뇌장애를 일으켜 의식 장애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므로 한 잔씩 나눠 마시는 게 더 좋다. 노년층에서는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는데다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매시간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첨가물 없는 '순수한 물' 중요…탄산수는 '글쎄'

그렇다면 어떤 물을 마시는 게 더 몸에 이로울까?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82%가 음료수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물 대신 당 함량이 높은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 차 등을 마시게 되면 오히려 소변을 통한 배설이 증가해 탈수가 올 수 있다.

탄산수는 칼로리가 낮고 이뇨 작용이 없어 최근 물 대신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탄산수도 건강에 꼭 이로운 것은 아니다.

탄산수는 대부분 이산화탄소가 함유된 PH 5.5 이하의 산성이라서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을 침식시킬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경우엔 복부 팽만감과 같은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수분 섭취는 순수한 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순수한 물에는 해양심층수, 광천수, 이온수, 정수기 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정수기 살균 필터를 거친 물은 신체 대사에 필수적인 미네랄까지 걸러져 영양가가 거의 없다.

해양심층수나 광천수, 이온수와 같이 자연에서 얻는 물의 경우엔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식전·후 적당한 물, 소화에 도움…찬물·뜨거운 물이 좋을 때도

흔히 식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안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식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소화를 돕는다는 의견도 있다. 평소 소화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식전·후에 적당량의 물을 섭취해도 소화에 문제는 없다.

다만, 위액의 양이 많이 줄어있는 노년층 가운데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편이라면 식전·후 물 섭취로 인해 위액이 묽어져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지근하게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찬물 또는 뜨거운 물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운동 직후에 찬물을 마시면 뜨거운 몸을 식힐 수 있고 빠르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감기에 걸렸거나 환절기에는 따뜻한 물이 도움 될 수 있다. 결국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물의 온도를 조절해 마시는 것이 유익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손다혜 교수가 올바른 물 섭취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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